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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함 지뢰 부상당한 병사에게 병원비 본인부담하라?

레몬박기자 2015. 9. 4. 23:10

군인은 30일만 아플 수 있다는 황당한 공무상 요양비 지급 제도

 

 

지난달 4일(2015.8)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사고로 김모(23) 하사와 하모(21) 하사가 크게 다쳤다. 정부는 이들에게 최고 예우를 약속하고 기업과 연예인, 시민단체들도 나서 기부금을 전달했다. 당시 하사 두 명이 다쳐서 한 명은 군 병원에서 또 한명은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런데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한 명은 어제(9.3)부터 치료비를 본인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설마 했는데 사실이다.

 

 

 

 

이유는 ‘공무상 요양비’ 제도에 있다. 공무상 요양비 제도는 현역 군인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을 당한 경우 고용주체인 국가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기 위한 재해보상급여 중 하나다. 민간의료기관 외래 또는 입원 진료 후 진료비를 보전해 주기 위해 마련됐다. 국방부 국군의무사령부가 담당하며 하사 이상의 현역 간부, 공무로 인한 부상·질병 환자, 군 병원 입원 후 민간 병원 진료심의회의 사전 심의를 거친 환자가 공무상 요양비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공무상 부상을 입은 군 간부에게 주어지는 요양 기간이 20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무상 요양비와 요양기간을 지정해놓은 군인연금법 시행령 제30조의5, 제60조에 따르면 요양 기간은 20일이며 금액은 이 기간을 넘지 않는 범위에 한해 지급할 수 있다. 환자 예후에 따라 기한을 10일 연장할 수 있어 30일가량의 병원비만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입원 한 달이 지난 어제부터 일반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장병은 치료비를 자가 부담하게 된 것이다.

 

 

 

 

이런 예는 이번 목함지뢰 사건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불과 1년 전, 제21보병사단 공병대대 3중대 곽모(30) 중사는 2014년 6월18일 오전 11시 상급 부대의 지시로 부대원들과 함께 DMZ에서 불모지 작전을 수행하던 중 ‘원인 미상’의 지뢰에 의한 폭발 사고를 당했다. 지뢰는 M14 대인지뢰로 추정된다. 곽 중사는 사고로 인해 우측 발바닥에 개방성 골절을 입었다. 이 외에도 거골(목말뼈) 골절, 구획증후군 등으로 그해에만 4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구획증후군은 골절환자에게 발생하는 합병증 중 하나로 뼈 사이 공간에 종양이 생겨 조직 변성과 영구적 관절 구축을 가져오기도 하는 질병이다. 그는 현재도 비복신경(장딴지 신경) 손상으로 인한 지속적인 다리 통증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곽 중사는 사고가 일어난 지 1시간20분 후에야 사단 의무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후 수술을 위해 춘천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해당 병원에서는 치료할 수 없다는 이유로 오후 3시가 넘어 민간병원인 강원대학교병원으로 위탁됐다. 다행히 목숨과 다리를 부지했지만 문제는 계속됐다. 수술비를 포함한 치료비 1750여만원 중 건강보험공단 부담 100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을 자비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지뢰폭발_다치발 지뢰폭발로 다친 곽중사의 발

 

 

이를 보면 군 복무 중에 군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때 군인은 30일만 아플 수 있는 것이다. 30일을 넘기면 그 때부터는 국가가 책임져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인은 다치더라도 30일 이내에 치료될 정도로 부상 수위를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 이렇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건 군 장병에게 국가는 겨우 30일만 책임져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이다.

 

왜 이 따위 법이 만들어졌고 지금껏 개정되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을까? 국방부의 변명을 들어보면 ① 30일 정도면 어느 정도 질병은 치료 가능하다고 본다 ② 사고 발생 직후 30일의 병원비를 지원해주는 것이 아니라 진료비가 가장 많이 나온 일수를 30일 선택할 수 있다.③ 동일한 질병이 아니라면 연장도 가능하다. ④ 현재 공무상 요양비 제도를 완벽한 법률이라 할 수 없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해 쉽게 개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며 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국방부에서 현 상황을 100% 책임져줄 수는 없다고 하였다. 

 

 

 

 

정말 황당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세금은 이렇게 나라를 위해 목숨바치며 헌신하는 이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라고 국민들이 내는 것인데, 도리어 국민의 세금을 빌미로 이딴 법령을 만들고, 또 이를 개정하지 못한다니 개가 웃을 일이다. 그리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는 이 제도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니며 현장을 체크하고, 위법한 자들을 발본색출하고, 일벌백계해서 이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터인데, 그럴 의지가 없다보니 이렇게 가당치도 않은 황당한 이유를 내세우는 것은 아닌가? 이렇게 제 할 일 열심히 하지 않고 그저 무사안일의 자세로 일하는 공무들에게 세금으로 월급을 주어야 하는 것이 정말 아까운 것이며, 국민의 분노를 사는 것이다. 이런 식이 군인정신이라면 이건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이며, 이건 군인이 가야할 길이 아니다.

 

 제발 좀 애국 좀 하며 살게 해다오.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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