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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대표에게 어느 취준생이 보내온 편지

레몬박기자 2016. 12. 7. 07:37

문재인 전대표에게 어느 취준생이 보내온 편지

 

문재인대표에게 한 취준생이 편지를 보내왔다. 문재인 전대표는 자신의 페이수북에 "오늘 저녁 여의도 국회 앞 촛불 행사에서 한 청년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공감이 가는 편지였습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야겠습니다." 라며, 그 청년의 편지 전문을 공개하였다.

 

 

 

존경하는 문재인 대표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30대가 훌쩍 넘은 임용고시 준비생입니다.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수험생활을 했지만 좋은 결과는 얻지 못했습니다. 다 무능한 저의 실력 부족 탓이 큽니다. 늘 저를 자책하고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이 늘 가득했습니다. 


저는 임용시험 1차는 세 번 통과했고, 최종 시험에서 두 번 떨어졌습니다. 중등은 과목별, 지역별로 다르지만, 1년 내내 준비한 시험이 지역별로 10여명 안팎으로 뽑고 있습니다. 낙타가 바늘 구멍 들어가기라는 말도 있습니다. 수십만 명이 보는데, 현실은 ‘30:1. 20:1’ 정도입니다. 제가 이렇게 현실이 어렵고 탄핵이 코 앞인데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먼저 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 얘기를 드리는 건, 현실에는 ‘정유라’가 정말 많습니다. 이렇게 20대에서 30대 전부를 바쳐 공립 임용시험을 보는데, 현실의 ‘정유라’는 임용시험과 관계없이 사립에 들어갑니다.

 

제가 화나는 건, 사립 교원의 월급이 모두 국민의 세금 ‘지방재정교부금’에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특혜를 통해 사립교원이 되지만, 공립중등교사와 똑같은 월급을 국민의 세금을 통해서 받습니다. 요즘 사립교원도 위탁 시험을 보기도 합니다. 교육청을 통해 보는 위탁 시험을 저도 본 적이 있습니다. 저에게 뼈 아픈 상처로 남은 기억입니다. 저는 지방에 이름 없는 사범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제가 사립 위탁 필기시험 1차를 통과하여 면접을 보러 갔는데, 그 학교 교장선생님은 저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고서 저에게 ‘질문이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기간제 경력도 있었지만, 나중에 합격자 보니 초수생의 in Seoul에 있는 대학을 졸업한 분이 합격했습니다. 제가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저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전 이 사립학교를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학교는 필기시험이라도 공정한 교육청 시험에 위탁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립학교는 돈과 인맥으로 교원뿐만 아니라, 행정실 교원도 채용합니다. 국가의 가장 기본 토대를 형성하는 학교에서조차도, 돈으로 직업을 사는 게 현실입니다. 빽 있고, 돈 있으면 사립학교에서는 교사가 되는 게 현실입니다. 1억~3억으로 거래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사학법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현재는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교원시험을 준비하는 많은 청년들이 아픕니다. 현실의 정유라는 당당히(?) 사립교원이 되고, 사립교직원이 되어 사회에서 직업 있는 사회인이 되지만, 공정한 절차에 따라 시험에 실패한 무능한 취준생은 사회의 루저가 되고, 부모님에게는 죄인이 됩니다. 


탄핵 이후를 준비하시는 문대표님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더 나은 사회,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사학법 개정을 꼭 해주시기 바랍니다. 더 공정한 사회, 더 유능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선발 과정의 공정성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또한, 저는 학교에서 2번 정도 기간제를 했습니다. 중학생들은 예전과 달리, 사이버폭력, 과열된 입시경쟁으로 아픕니다. 그들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주는 사람은 부모 뿐만 아니라 교사의 도움도 간절히 필요로 합니다. 30여명이 한 반의 담임으로서 아이들을 살피다 보면, 소수 2~3명 아이들만 문제를 일으켜도 다른 학생들을 보살필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갈수록 학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교원을 적게 뽑는 현실 정책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원수를 더 많이 뽑아서 한 교실에 15~18명 학생으로 구성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행복하고 즐거운 곳으로 만들어 공교육 정상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는 사설 학원과 분명 다릅니다. 인성을 지도하고 사회의 기초를 세울 수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 더 이상 불안한 비정규직을 생산하는 현실을 막아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여의도에 가면 문대표님을 뵐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를 드립니다. 늘 당신을 응원합니다. 문대표님이 대통령이 되는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 청년이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취준생 올림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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