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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파장
청도 운문사에서 본 비구니들의 모습 본문
청도는 제 본관입니다. 그래서 아주 친숙한 곳이고, 또 어릴적 여기서 살았기에 애정이 남다른 곳입니다. 그러면서도 운문사엔 한 번도 가 보질 못했습니다. 그 주변은 많이 지나다녔는데, 정작 운문사 안에는 들어가보질 않았습니다. 이곳이 비구니들이 수도하는 곳이라 해서 또 다른 설레임도 있었구요, 또 비구니들을 볼 수 있을까 싶은 호기심도 있었습니다. 처음 가본 운문사 참 좋더군요. 가을색이 완연한 그 모습 정말 아름답고 정감이 가는 곳이었습니다. 교회도 이리 지으면 어떨가 싶더군요. 교회는 도심에 있기에 이렇듯 넓은 땅을 가질 수 없어 예배당 건물 외엔 다른 시설이 없거든요. 앞 정원과 뒷 뜰, 이렇게 사람들이 쉴만한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싶은 그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운문사 여기저기를 열심히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주 낭낭한 여인네의 소리가 뒤에서 들려옵니다.
"어이~ 같이 가야지, 그렇게 가버리면 어떻게해?"
안경을 낀 키큰 비구니 한 분이 앞서 가는 두 스님을 향해 그렇게 소리를 치더군요. 그런데 앞선 두 스님 까르르 웃으며, 우리는 이 길로 그냥 갈래요 하면서 뒤돌아보지 않고 걸어갑니다. 그러자 그 뒤의 스님 "이것들이 이젠 방장(?)의 말도 안들어?" 그러면서 손을 막 내저으시는데, 그 뒤에 오시던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스님이 이러십니다. "그애들도 이제 말 안들을 나이가 됐지.." 그러면서 웃으시네요. 그 풍경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ㅎㅎ
절을 나서며 나오는 길에 보니 스님들이 열심히 일을 하십니다. 여인네의 몸으로 농사일 하는 것이 쉽지 않을 터인데 땀흘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군요.
가을 햇살이 참 곱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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