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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파장
미국여행, 뉴욕한인촌이 차이나타운으로 변해가는 이유 본문
제가 한 달의 미국 여행 중 가장 많이 본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전 주저하지 않고, "중국사람"이라고 말할 겁니다. 정말 중국사람들 많더군요. 뉴욕에서 본 관광객의 20%는 아마 중국사람일 것이고, 이는 미국 전역의 관광지에서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일일 겁니다. 어른들도 많이 있지만 어린 학생들 단체 관광도 엄청 오더군요. 하여간 길을 가다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리면 보지 않아도 중국 관광객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의 특징이 몰려다니고 또 시끄럽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와도 역시나 중국사람들 정말 많더군요.
더 희안한 것은 미국 플러싱, 한인촌의 한 가운데서도 중국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제가 머물렀던 머레이힐은 한인이나 중국인 비율이 거의 반반이라고 하더군요. 이전에는 그 앞의 거리가 한글 간판으로 가득찼는데,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중국간판으로 바뀌어간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인촌이 차이나타운으로 변해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두 가지의 이유가 있더군요.
첫째는 911테러 이후 그 지역에 살던 중국인들이 안전의 위협을 느껴 이곳 플러싱으로 대거 이주했다는 것입니다.
뉴욕의 차이나타운은 월가 바로 위에 위치해 있거든요. 거기에 있던 중국인들이 새 정착지를 찾아 이곳 한인들이 밀집해 있는 플러싱지역으로 대거 몰려오면서 한인촌이 때 아닌 위협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플러싱에도 중국인들이 사는 집은 좀 표가 나더군요.이렇게 집 밖에 빨래를 널어놓는 풍경 중국인 집이 아니면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둘째는 중국사람들의 단결력입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합니다. 오죽하면 동업하면 망한다는 말이 있겠습니까? 이것은 한인촌에도 적용되는 일종의 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토대에 중국인들이 슬며시 밀고 들어오는데, 이들은 떼로 몰려오는 특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물 하나를 구입한다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돈에 맞게 그 건물의 일부를 구입하거나 아님 전체를 홀로 구입하여 운영합니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많은 사람들이 지분을 모아 구입한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건물 한 채 가격이 100만달러라고 한다면 10만달러를 투자할 사람 10명을 모아 그 건물을 구입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건물에서 나오는 수익을 자신이 출자한 만큼의 수익을 칼같이 얻어간다고 하네요. 만일 더이상 이 건물에 투자할 마음이 없어 그 지분을 빼가려고 한다면 다른 중국인에게 그 지분을 판매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중국사람들이 구입한 건물에 타민족 사람들이 들어올 틈이 없는 것이죠.
그리고 이렇게 건물 하나를 점유하면 중국인들이 전략적으로 그 건물의 가게들만 이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옆의 유사한 가게들의 상권을 위축시키고 나중에는 고사시켜버린다는 것이죠. 이렇게 하나씩 그 옆의 상가들을 접수해가면서 마침내 그 거리에 중국인들만 남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사람들이 이렇게 동업체계가 잘 될 수 있을까? 그것은 중국인들의 광범위한 정보망이 한 몫을 한다고 합니다. 만일 그들이 함께 동업을 하다 사기를 치거나 범법행위를 저지른다면 그 사람의 신상명세가 전세계의 중국인들에게 공개가 되어 전 세계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하게 한답니다. 보복조치가 엄청 무섭답니다. 그러니 중국사람들 타민족인들에게 범죄를 할 지언정, 같은 중국인들을 상대로는 그런 사기행각을 벌이지는 못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중국인들이 그들의 터전으로 삼는 주 타켓이 한인촌이라고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 한국사람들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공략이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플러싱에 사는 사람들이 요즘은 중국인들 때문에 상당히 긴장하고 있지만, 그에 대응하기 위해 별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애써 가꾸어 놓은 터전 중국사람들에게 다 줘버리고, 할 수없이 다시 다른 지역의 상권을 개척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우리가 땀흘려 개척해놓으면 어느 샌가 중국사람들이 슬며서 옆으로 밀고 들어온다고 합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누가 가져간다고 지금 뉴욕 최대의 한인촌이 그렇게 위협을 받고 있다 합니다.
과거 누구의 말처럼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는데, 그 말이 정말 절실하게 다가오는 뉴욕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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