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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파장
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 비오는 날 더 감성적인 이유 본문
여행에서 날씨는 늘 변수다.
쨍한 햇살 아래 반짝이는 바다를 기대했지만,
내가 찾은 날의 한려수도는 흐린 하늘과 촉촉한 비에 감싸여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날씨 덕분에 한려수도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경남 통영에서 미륵산 정상까지 오르는 대한민국 최장 길이의 케이블카다.
평소 맑은 날이면 푸른 바다와 150여 개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지만,
오늘은 안개와 비가 만들어낸 신비로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내려서인지 평소보다 사람이 적었고, 덕분에 조용하고 여유롭게 전망을 즐길 수 있었다.
케이블카가 서서히 움직이며 미륵산을 오를 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았다.
촉촉이 젖은 숲과 흐릿하게 드러나는 바다는 안개 속에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정상에 도착하니 안개가 더욱 짙었다.
평소 같으면 거제도와 남해까지 시원하게 보일 텐데,
오늘은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나무들조차 실루엣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한려수도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에 젖은 나무와 바위들은 더 깊고 짙은 색감을 띠었고,
안개가 흩어졌다 다시 모이는 모습은 신비롭기 그지없었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햇살 아래 반짝이는 푸른빛이 아니라,
차분하고 잔잔한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사람들은 대개 맑은 날을 선호하지만, 비 오는 날의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북적이는 인파 없이 조용히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 안개와 빗소리가 만들어내는 고요한 분위기,
그리고 비에 젖어 더욱 선명해진 색감까지.
비가 오면 방문객이 줄어들어 한려수도를 더 깊이 느낄 수 있고,
평소보다 차분하고 감성적인 풍경이 여행의 기억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비 오는 날만이 선사하는 특별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였다.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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