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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의 아픔이 있는 흥남부두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본문

신은미의 북한기행

실향민의 아픔이 있는 흥남부두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레몬박기자 2022. 1. 24. 21:11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세가 어려워지자 국군과 연합군은

흥남 철수 작전(興南撤收作戰, Hungnam evacuation)을 벌인다.

1950년 12월 15일에서 12월 24일까지 열흘간 

동부전선의 미국 10(X) 군단과 대한민국 1군단을 흥남항에서

피난민과 함께 구출시킬 목적으로 실행된 대규모 철수 작전으로

당시 유엔군의 작전 암호명은 비공식적으로 크리스마스 카고(Christmas Cargo)로 알려져 있다. 

이 때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흥남 철수 작전 마지막에 남은 상선이 되었고

온양호는 가장 마지막에 흥남부두를 떠난 배가 되었다.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레너드 라루 선장의 결단에 따라 선적했던 무기를 전부 배에서 내리고 피난민 1만 4천여명을 태워 남쪽으로의 철수에 성공함으로써, 가장 많은 인명을 구조한 배로 2004년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또한 절박한 피난길 중에 사람 많아 비좁은 배에서 5명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다.선원들이 5명의 아이들에게 김치라고 이름을 붙여줬다.

 

 

우리에겐 눈보라가 휘날리던 바람찬 흥남부두라는 노래 가사로 친숙하지만 

사실 그 노래 가사에 깃들어있는 우리 민족의 아픔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민족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흥남부두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미국에 있는 신은미 선생님이 현재 흥남부두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내와 소개한다. 

 

 

 

다음은 신은미님의 페이스북에 소개된 내용

 

북한여행은 눈물의 연속입니다. 반가워서, 슬퍼서, 억울해서, 그리워서, …
여행 중 북한 안내원이 멀리 왼쪽을 가리키며 저곳이 흥남부두라고 알려준다.

남편이 깜짝 놀라며 말한다.
"뭐, 흥남부두? 차 좀 세워줘."
아! <굳세어라 금순아>라는 노래에 나오는 바로 그 흥남부두를 지나고 있구나.
차에서 내린 우리는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 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데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였드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1.4 이후 나홀로 왔다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 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이다
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꿈도 그리워진다 /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강사랑 작사 박시춘 작곡) 
 
 

바로 여기구나!

많은 실향민들의 애환을 담은 이 노래가 지금 내 가슴을 파고든다.

 
 

 

나라를 빼앗긴 아픔을 딛고 이제 다시 빼앗긴 나라를 찾았는데
해방 조국은 또다시 전쟁에 휩싸이고, 사람들은 가족이나 연인을 잃고 길을 헤맨다.
목 놓아 불러 봐도 대답은 없고, 떠나가는 배 놓칠세라 눈보라를 헤집는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식구들, 피눈물을 흘리며 그리워한다.
내 어머니의 옛 친구, 큰 배를 타고 홀로 부산으로 오셨다는 '오랑(함경북도 어랑) 아줌마'가 

바로 금순이었구나.
'오랑 아줌마'는 이곳 흥남부두에서 누구를 찾아 헤맸을까.
겨우 얻어 탄 배 안에서는 누구를 찾아 목 놓아 소리쳤을까.
혹시 오빠가 부산 국제시장에서 좌판을 깔고 금순이를 애타게 그리고 있지는 않았을까.
혹시라도 찾을까 싶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힐끗힐끗 눈여겨 바라보지는 않았을까.
그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식당에서 일을 하던 금순이도
들어오는 손님을 곁눈질하며 오빠를 찾지는 않았을까.


우리 모두가 피난민이고 실향민이다.
지금 이곳 흥남부두에서 나 또한 금순이가 돼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그리고 목 놓아 불러보고 찾아본다.
잃어버린 나의 통일 조국을.
잿빛 속 흥남부두를 뒤로하고 차를 향해 힘없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2015, 네잎클로바, 229 ~ 231쪽)
(사진은 2013년 8월23일 흥남)

 

* 위 사진의 저작권은 신은미님께 있습니다.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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