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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미나리 재배 현장에 갔다가 충격 받은 사연 본문

박기자 취재수첩

겨울미나리 재배 현장에 갔다가 충격 받은 사연

레몬박기자 2010. 2. 27. 05:00


철마에서 기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차를 몰고 한 참을 가니 곳곳에서 이상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논인데, 허리까지 물이 차올라 있고, 그곳에서 중무장을 한 일꾼들이 무언가를 건져내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처음 지나칠 땐 이제 봄맞이를 위해 물막이 공사를 하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공사 현장이 아니라 손으로 무언가를 씻어내는 것 같더군요.
그런 궁금함을 참고 계속 차를 몰고 가니 또 그런 광경이 눈에 띄는 것이 아닙니까?
이전에 본 상황은 장정 여러명이 함께 일을 하고 있었지만, 여긴 한 명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명이라 말 걸기가 좀 좋을 것 같아 카메라를 가지고 내려서 무엇을 하는 중이냐고 물었습니다.
아주 인상 좋게 생긴 젊은 분인데, 웃으면서 겨울 미나리를 채취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철마에서 여기까지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바로 미나리 밭인데, 저는 미나리를 이렇게 겨울에도 재배하는 지 처음 알았습니다.
사진을 몇 장 찍어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좋으실대로 하라시네요. 그래서 몇 컷 정성껏 담았습니다.




미나리꽝

처음엔 그냥 물이 가득찬 논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여기가 미나리꽝이네요.





미나리는 물가나 습지에 자랍니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렇게  미나리를 심는 논을 미나리꽝이라 합니다. 
제가 부산 동래지역에 사는데, 이전에 이곳도 미나리꽝이었다고 하더군요.
미나리엔 거머리가 많이 달라붙는데, 이 거머리를 제거하려면 놋수저와 함께 담궈 놓으면 된다네요.







저기 이 넓은 미나리꽝에서 홀로 작업하고 농부 한 분이 미나리 채취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 날 엄청 추웠거든요. 위 사진에 보다시피 미나리꽝이 완전 꽁꽁 얼어붙은 그런 날씨였습니다.
그런데, 그 곳의 얼음을 깨고 이렇게 열심히 작업하고 계신 겁니다.
제가 이전에 군에서 살얼음이 낀 계곡에서 얼차려를 받아봤는데,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더라구요.
이렇게 추운 날 홀로 이 힘든 작업을 하고 있으니, 솔직히 사진찍는 제가 더 미안하더군요.








겨울 미나리는 이렇게 물 속에 숨어 있습니다. 이것을 손으로 끌어 올려 저렇게 흐르는 물에 세척을 하는 것이죠.
 일하시는 분 얼굴이 완전 얼었더군요. 제가 몇 마디 물어보다가 미안한 마음이 더 들었습니다.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미나리, 그냥 난 돈주고 사서 먹는다며 아무 생각 없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이렇게 추운날 저렇게 수고하시는 농부들이 계시기에 가능한 것이죠. 너무 고맙더라구요.












미나리는 독특한 풍미가 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주로 채소로 이용하나 해열·혈압강하 등 약용효과도 있어 민간약으로도 쓰인답니다. 
잎과 줄기를 수근(水芹)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고열로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심할 때에 열을 내려주며,
 술을 마신 뒤에 생긴 열독에도 효과가 있고, 이뇨 작용이 있어 부기를 빼 주며 여자의 붕루 대하에도 좋으며
강장과 해독 효과가 탁월하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도 번갈을 멎게 하고 정신이 좋아지게 하며 정(精)을 보충해 주고 살찌고 건강해지게 한다고 한다고 적혀있습니다.
 음식이 보약이라고 했는데요, 저는 이제까지 봄에 나는 청도의 한재미나리만 있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겨울에도 나는 미나리가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이를 채취하기 위해 살을 에는 추위를 무릎쓴 농부들의 수고가 있다는 사실에 충격받았습니다.

미나리, 저는 그저 잘 구운 삽겹살, 쌈장 발라서 미나리에 돌돌말아 먹으면 ... 캬 입맛 다셔집니다. 쩝쩝 ..



오늘 즐거운 주말, 비가 그치니 날씨도 좋군요.
행복하고 추억에 길이 남는 행복한 시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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