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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파장
노란 백묘국 조용히 봄을 피우다 본문
어느새 봄이 깊어가고, 마당 한켠 백묘국이 노란 꽃을 피웠다.
늘 그 자리에 조용히, 그러나 잊지 않고 찾아오는 이 작은 꽃이 올해도 변함없이 피어났다.
꽃잎은 작고 수수하지만, 그 색은 얼마나 또렷하고 따뜻한지.
햇살 한 줌을 모아 놓은 듯한 그 노란빛은 눈길을 끌기보다는, 마음을 붙잡는다.
백묘국은 화려하지 않다.
장미처럼 향기가 진하지도 않고, 튤립처럼 우아하게 고개를 치켜들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수수한 모습이 오히려 정겹고 편안하다.
누군가 말없이 나를 기다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꽃의 이름은 ‘백묘국(白妙菊)’.
이름만 들어도 맑고 청아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백묘국은 국화과 식물이지만, 일반적인 국화와는 달리 잎에
은빛 솜털이 덮여 있어 마치 은빛 레이스를 두른 것처럼 섬세하고 고운 잎사귀를 지녔다.
‘설국(雪菊)’이라는 별명도 이 잎의 독특한 모습에서 비롯되었다.
여름의 햇살 아래에서조차 서늘한 기운을 품고 있는 듯한 그 잎은,
꽃이 피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
노란 꽃은 보통 6월부터 피기 시작해 초가을까지 이어진다.
꽃은 크지 않고 화려하지 않지만,
백묘국의 잎과 대비되면서 오히려 그 소박한 매력이 빛을 발한다.
마치 정원 한 귀퉁이에서 “나 여기 있어요” 하고 조용히 인사하는 것 같다.
백묘국은 햇빛을 좋아하지만 과습을 싫어한다.
그래서 물은 흙이 마를 때쯤 주어야 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키워야 한다.
돌보는 데 큰 손이 가지는 않지만,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곁을 지켜주기를 원하는 식물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백묘국을 단지 ‘예쁜 꽃’이 아니라,
‘곁을 지켜주는 존재’처럼 느낀다.
바쁜 하루 속, 잠시 걸음을 멈추고 꽃 앞에 쪼그려 앉는다.
겨우내 얼었던 땅을 뚫고, 잎을 내고, 꽃을 틔워낸 그 삶의 힘을 생각한다.
말은 없지만, 백묘국은 늘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며 계절을 살아낸다.
나는 오늘 이 꽃에게 배운다.
조용히 피어나도 좋다는 것. 남들보다 눈에 띄지 않아도,
나만의 빛을 품고 피어나는 것이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그렇게 백묘국은 말없이 피어나 봄날 한 장면이 되어 준다.
그리고 나는 그 곁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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