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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파장
주식시장의 안정성이란 무엇인가? '무조건 상승'이 아닌 '공정한 룰' 본문
'무조건 오르는 증시'는 없다… 투자자가 바라는 진짜 '안정성'이란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투자자의 본능이다. 하지만 시장이 늘 오를 수만은 없다. 기업의 실적, 경기 변동, 거시경제 환경에 따라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자연스러운 생리다.
그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투자자가 안심하고 자금을 맡길 수 있는 안정적인 주식시장’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는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 신기루 같은 시장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주가의 방향성이 아니라, ‘시장의 규칙이 공정하고 예측 가능하며, 특정 주체에게 유리하게 작동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국민의 자산이 단기 투기성 자금에 머물지 않고 자본시장의 장기 유익 자금으로 뿌리내리기 위해, 한국 증시가 반드시 갖춰야 할 4가지 '안정성'의 조건을 짚어본다.
첫째, 예측 가능하고 공정한 규칙 (Rule of Law)
시장이라는 경기장에 들어선 플레이어들은 동일한 규칙 아래 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증시는 정보와 제도 측면에서 특정 주체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진정한 시장 안정성의 출발점은 정보의 대칭성이다. 대주주나 기관투자자만 접근할 수 있는 내부 정보로 부당 이득을 취하거나, 일반 개인투자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 중요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구조는 바로잡혀야 한다. 아울러 공매도, 차입 조건, 수수료, 매매 시스템 등 제도 전반에서 외국인·기관과 개인 간의 차별을 없애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수평적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주주 권리 보장과 투명한 지배구조 (Governance)
기업이 거둔 성과가 대주주 일가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업 성장의 결실이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일반 주주와 정당하게 배분되는 '주주가치 우선주의'가 정착되어야 한다.
특히 그간 한국 증시의 고질적 병폐로 지목되어 온 '소액주주 지분 가치 훼손'을 막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시급하다. 기업 분할 후 쪼개기 상장, 불투명한 합병 및 인수 과정에서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소액주주의 가치가 침해받는 이른바 '알맹이 빼먹기' 구조를 철저히 차단할 때 비로소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신뢰가 형성된다.
셋째, 불공정 거래에 대한 엄정한 처벌 (Market Integrity)
반칙이 통하는 시장에는 정직한 투자자가 머물 수 없다. 주가조작, 시세조종, 불법 무차입 공매도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입각한 엄정한 집행력이 작용해야 한다.
단순히 소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수준을 넘어, 불법으로 얻은 이익을 훨씬 상회하는 경제적·법적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반칙을 쓰면 시장에서 완전히 매장당한다"는 강한 시그널이 시장에 확실히 각인될 때 투자자는 비로소 안심하고 판에 들어설 수 있다.
넷째, 기업 펀더멘털에 수렴하는 합리적 가격 (Fundamental Efficiency)
바람직한 주식시장은 세력의 장난이나 왜곡된 수급에 의해 흔들리는 곳이 아니라, 기업 본연의 가치에 의해 주가가 결정되는 곳이다.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 기술력과 성장성이 주가에 정직하게 반영되는 '이유 있는 주가 흐름'이 나타나야 한다. "기업이 성과를 내면 내 투자금의 가치도 정당하게 오를 것"이라는 합리적 기대가 존재할 때, 비로소 단타 매매를 넘어선 장기 가치 투자가 활성화된다.
'억울하지 않은 시장'이 가져올 미래
결국 투자자가 갈망하는 안정적인 주식시장의 본질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내가 아무리 공부하고 바르게 투자해도, 대주주의 꼼수나 제도적 허점 때문에 억울하게 손해 보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는 시장이다.
이러한 확신과 신뢰가 뿌리내릴 때, 부동산이나 단기 자금에 묶여 있던 국민 자산은 자연스럽게 자본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유입된 장기 자금은 다시 우리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뒷받침하는 선순환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한국 증시의 개혁과 체질 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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