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공감과 파장

경유값 인상하면 대기오염 줄어든다는 연구의 핵심적 오류들 본문

오늘의 이슈

경유값 인상하면 대기오염 줄어든다는 연구의 핵심적 오류들

레몬박기자 2017. 2. 16. 23:44

경유값 10% 인상하면 대기오염 5% 줄어든다고? 너희 연구결과의 헛점을 까발려주마

 

 

2017.2.15.일자 한국일보는 '경유 가격이 10% 오르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 최대 5% 넘게 줄어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는 기사를 냈다. 내용을 보면 경유가 대기오염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를 타개하는 것은 경유값 인상이라는 것이다.

 

기사의 내용속으로 좀 더 들어가 보자.

 

 

 

 

14일(2017.2) 전남대 경제학부 배정환 교수팀이 ‘우리나라 대기오염배출 원인과 저감 정책 효과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배 교수팀은 지난 12년간(2000~2012년) 전국 16개 시ㆍ도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토대로 경유소비와 대기오염 배출원인에 관한 계량연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세먼지 원인 뿐 아니라 경유가격이란 정책 수단의 효과를 분석한 건 국내에서 배 교수팀이 처음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경유 소비가 대기오염배출에 미치는 영향이 석탄화력이나 황사일수 등 지금까지 대기오염물질의 주요인으로 꼽혀온 원인보다 훨씬 컸다고 밝힌다. 경유 소비가 1% 증가할 때 질소산화물(NOx)은 0.422% 증가한 반면 석탄화력과 황사일수는 이 대기오염물질을 각각 0.015%, 0.003% 증가시켰다고 한다. 이로 보면 경유 소비의 영향이 최대 100배 이상 더 크다는 얘기다. 중국 등 대외영향을 제외하면 대도시의 미세먼지가 대부분 경유차 배기가스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유차 배기가스는 경유 가격이 1% 상승할 때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 인체에 유해한 대기오염물질은 단기적으로 0.07~0.12%에서 장기적으로는 0.31~0.53%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흡기 신경계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휘발성유기화합물(VOC) 감소폭이 0.53%로 가장 컸고, 특히 미세먼지(PM10)의 경우에도 장기적인 배출 감소폭이 0.34%에 달했다. 경유값을 10% 인상하면 대기오염물질을 최대 5.3%, 미세먼지도 최대 3.4%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경유가격 인상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핵심 대책이라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배교수팀은 당국의 대책이 매번 겉핥기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날 환경부가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대책’을 내놓았지만, ▦수도권에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공사장 조업 단축 등의 내용만 담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내놓은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도 경유차 조기 폐차, 친환경차 보급 확대 등만 포함시켰다. 경유가격 인상 논의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경유가격 인상을 주장했지만 당시 새누리당의 반대에 막혀 논의가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부처 간 힘겨루기에서 환경부가 힘을 쓰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배 교수팀은 환경개선부담금의 형태로 경유가격을 올려 그 수입원을 바이오디젤과 같은 바이오연료 확대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배 교수는 “많은 에너지경제학자들이 경유 가격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가 경유차 소유자들과 정유업계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기 영합주의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강력한 대기오염 저감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기사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다.

 

1. 경유차 매연이 과연 대기오염의 주범일까?

 

위 연구에서 경유소비가 늘어날 때 경유차가 발생시키는 대기오염물질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비율만 내놓았지 그것이 전체 대기오염에 차지하는 비율은 명시하고 있지 않다. 경유차 운전이 늘면 이에 따른 오염 증가는 당연하겠지만 그것이 전체 대기오염에 얼마만한 영향을 주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 오염증가 수치를 석탄과 황사의 증가와 비교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석탄은 이미 사용하고 있는 곳이 정해져 있고, 황사 역시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게 아니다. 그러니 그 증감도가 매년 큰 수치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인데, 조절할 수 있는 경유와 비교해서 그 증감에 따른 수치계산을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는 비교이다. 이 연구가 타당성을 가질려면 먼저 경유차 매연이 전체 공기오염에서 차지하는 비율부터 밝혀야 할 것이다.

 

2. 경유차 운전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대책이 있는가?

 

현재는 승용차도 디젤차가 나올 정도로 디젤차가 다변화되고 있지만, 이들은 전체 디젤차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디젤차는 화물차와 승합차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 운송수단은 우리나라 산업활동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또한 승합차와 소형 트럭은 생계형 소상공업자들이 대부분이다. 즉 경유차는 가격을 올리고 내린다고 해서 그 사용이 경감될 수 있는 차가 아니라는 것이다. 도리어 우리 산업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뿐이다. 빈대 잡자고 초가를 태우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지난 번 이명박 정부 때 경험하지 않았는가? 경유값 인상으로 택배비 물류비가 급상승하였고, 이는 물가상승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여 경제를 위축시키는 악재로 등장했다.

 

그리고 가격으로 그 사용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우습다. 이미 담배값 인상에서 보듯이 처음에는 담배값이 아까워 사용량이 줄었지만 지금 다시 원상복귀되지 않았는가? 가격 인상이 근본대책이라고? 참 기가차서 말이 안나온다.

 

(위 표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나라 경유값은 2009년부터 급속하게 올랐다. 그럼에도 그 사용량이 줄지 않고 계속 증가하였고, 2012년부터 가격이 다시 내려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경유 사용량이 급격이 높아지진 않았다. 이 표를 보면 경유 사용량은 가격과 그리 큰 연관성이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3. 경유값 인상보다 휘발유가격 내린다면?

 

트럭과 승합차들이 갑자기 휘발유 엔진을 달고 나오진 않을 것이니, 일반인들이 경유차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번 연구를 한 이들이 내린 결론이다. 그래서 경유값 인상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경유차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 당연 휘발유차를 살 것이고, 휘발유 소비량이 늘게 되어, 이전 경유차가 차지했던 비율을 휘발유차가 대신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라면 경유값 올리는 것보다 휘발유값 내리는 것이 더 빠른 효과를 볼 것이다. 현재 국민들이 승용차로 디젤차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가 휘발유값이 너무 높다는데 있다. 높아도 너무 높기에 그 기름값 감당이 안되어 조금이라도 싼 디젤차 사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휘발유값을 디젤값으로 내리면 사람들은 당연 승차감이 좋지 않은 디젤보다 휘발유차를 구입하게 될 것이고, 이는 이들이 주장하는 매연감소에 더 큰 효과를 낼 것은 자명하다. 왜 쉬운 길을 두고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인가?

 

 

 

 

 

4. 정작 대책은 따로 있다.

 

이들이 연구결과를 내놓은 결론 부분을 보면  경유가격을 올려 그 수입원을 바이오디젤과 같은 바이오연료 확대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이게 정답이다. 그런데 이런 바이오연료를 개발하기 위해서 그 수입원을 굳이 경유가격 올려서 마련하겠다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그냥 세금에서 그 부분에 좀 더 높은 지원을 하게 하면 된다. 이미 우리가 사용하는 자동차연료에는 엄청난 세금이 붙어 있다. 그 세금 바로 이런 일에 사용하라고 붙여논 것이지만 그걸 제 용도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이 이렇게 된 것이다.

 

그리고 바이오연료를 개발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어야 한다. 이전에도 바이오연료 개발에 성공했지만 상용화에 실패해서 일반에 보급이 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지금 경유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상용화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바이오연료를 개발하고도 이걸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제화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련글 -> 바이오디젤 이젠 살 수 없다구요?) 

 

이런 것은 전혀 언급도 하지 않고 그저 경유값 인상만이 해답이라니..

 

 

by 레몬박기자

레몬박기자 오늘의 사진 바로가기 클릭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추천 하트 한 번 눌러주세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