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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하는 경제 교육 '세금 내는 아이들' 학급 운영해 보니

레몬박기자 2024. 4. 9. 17:01

등교하면 세금 내는 아이들이 있다.

옥효진 교사(부산 송수초)의 반 아이들은 학급화폐 ‘미소’를 사용하고 1인 1직업을 갖고 있다.

구직 활동을 통해 맡은 일을 한 뒤 월급을 받고 ‘은행원’에게 저축한다.

자신의 신용등급을 관리하면서 1분단, 2분단 등 원하는 자리를 선택하며 주택 청약도 경험한다.

 

옥 교사는 ‘세금 내는 아이들’이라는 주제의 학급경영법을 4년째 이어오고 있다.

“교실에서 이게 가능하다고?”라는 질문에 옥 교사는 답한다.

“모든 학생이 1년간 일을 하고 월급을 받아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냅니다.

제 몸무게가 변화하는 추이를 살피며 ‘주식 투자’도 경험하고요.

국무회의를 열어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감사’도 합니다.”

 

 

옥 교사의 반 아이들이 관리하는 신용등급은 학급화폐의 예금 이자율에 영향을 준다.

은행원을 맡은 학생이 관리하는 예금 상품 표에는 신용등급(1~10등급)은 물론

1등급은 이자율 20%, 5등급은 8% 등이 적혀 있다.

아이들은 중도 해지의 아쉬움을 맛보기도 하고 적금 만기의 기쁨을 누리기도 한다.

숙제와 통신문 제출, 악기와 체육 등 인증제를 통해 올릴 수 있는 신용등급은 취업할 때 자격 기준이 된다.

 

신용평가위원을 직업으로 가진 학생이 하는 일은 통계청을 맡은 친구에게

‘통계 기록표’ 등 자료를 받아 신용 포인트를 기록하는 것이다.

동그라미 하나는 신용 포인트 +1, 엑스 하나는 -1이다.

예를 들어 3월10일에 일기(×), 수학 숙제(○), 3월11일에 현장체험 참여 신청서 제출(×) 등 학급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활동과 숙제 제출 여부, 문서 관리 등의 항목이 통계청에 집계돼 신용 포인트와 등급이 나오는 방식이다.

교실이 하나의 경제 시스템을 갖춘 국가가 되는 셈이다.

 

 

 

‘학급 국가’의 대통령인 교사가 세금을 횡령하면 아이들은 ‘국정농단’이라고 받아친다. 교사가 세금(학급 공금)으로 과자를 사 먹으면 아이들은 감사 역할을 맡고 국무회의를 열어 시민들이 낸 세금을 왜 함부로 쓰면 안 되는지 생각하고 관련 뉴스도 만들어본다.

아이들은 국무회의에서 “세금은 나라(학급)를 위해 쓰는 것이다” “횡령하면 대통령을 탄핵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옥 교사는 “단순히 세금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낸 공적인 세금이 나라 곳곳에 잘 쓰이는지 늘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1년 동안의 시간을 들여 이렇듯 경제교육을 하는 이유에 대해 옥 교사는

“나 자신이 ‘돈을 벌어도 관리는 못 하는 어른’이 된 것에 대해 고민해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옥 교사는 고교 시절 수능 사회탐구 경제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았지만

그때 배운 개념을 사회에서 곧바로 적용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한국인의 금융 이해력 점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 미치는 등 우리나라 성인의 전반적인 금융 이해력이 낮은 데에는

공교육 현장에서 경제·금융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도 있다는 이야기다.

 

옥 교사는 학교 경제교육에 대해

“금융과 경제 문제는 어른이 되면 피할 수가 없다. 저도 예·적금 차이를 구분 못 하던 사회 초년생 시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때 느꼈죠. ‘공교육에서 삶에 필요한 경제교육이 전혀 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요. 통장을 어떻게 만드는지조차 알려주지 않는다는 게 많이 아쉽습니다.

 

한 아이의 인생 전반을 책임지는 의무교육기관인 학교가

‘우리 아이들 삶에 필요한 상식’을 가르쳤으면 하는 마음에서

‘세금 내는 아이들’을 시작했어요. 학생들이 나 같은 시행착오를 최대한 덜 겪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이죠.”

 

출처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032968.html

 

등교하면 ‘세금 내는 아이들’…우리 반에 경제 위기가 찾아왔다고?

“나 이번에 ‘국세청’ 일을 하게 됐어. 세금에 대해 궁금한 것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 “난 ‘통계청’에서 일할 건데 월급이 310미소래. 신용등급을 계속 잘 관리할 거야.” “근데 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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