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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의 영화 국제시장 토나온다는 말엔 주어가 없다

레몬박기자 2014. 12. 30. 23:30

허지웅이 영화 '국제시장'을 두고 한 짧은 평론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 제작 JK필름)'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평생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 없는 덕수를 통해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국제시장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이 된 부산 국제시장의 풍경

 

 

허지웅은 지난 25일 `진중권·허지웅·정유민의 2014 욕 나오는 사건·사고 총정리`라는 제목의 한겨레신문 좌담 기사에서 영화 `국제시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머리를 잘 썼어. 어른 세대가 공동의 반성이 없는 게 영화 <명량>수준까지만 해도 괜찮아요. 근데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거든요.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예요.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

 

라고 언급하였다. 

 

 

 

국제시장_문구거리

 

 

윗 글은 한겨레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그런데 이 기사를 보면 솔직히 허지웅씨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쉽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진중권과 정유민씨와 함께 욕하고 싶은 현실에 대해 신랄하게 사회와 현 정부 그리고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말인데, 자기들끼리는 서로 코드가 맞아서 이정도만 이야기해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일단 허지웅의 이 발언을 두고 티비조선에서 '토나온다'는 말을 갖고, 허지웅이 영화 국제시장을 두고 '토나오는 영화'라고 했고, 이에 대해 허지웅이 어떻게 자신이 한 말을 두고 '토나오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는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허지웅의 이 말을 두고 보면, 국제시장이 토나오는 영화, 구역질 나는 영화라고 말하지 않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국제시장_거리

 

 

그렇다면 TV조선에서 토나오는 영화라고 잘못 알아들었던 허지웅의 '토나온다'는 말의 진위는 무엇일까?

일단 이에 대한 허지웅의 구체적인 설명이 없기에 추론하여 해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솔직히 허지웅이 뭐라고 그 말을 내가 분석해야 하는지 그것도 좀 우습기도 하지만, 일단 중요한 이슈가 되기에 나름 이렇게 추론해본다. 

 

허지웅이 국제시장에 대해 언급하기 전 TV조선과 종편에서 북한과 정치에 대해 말하는 것을 비판하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를 한겨레신문에서 가져와봤다.

 

정: 전 그런 거 나오면 누구나 우리처럼 웃을 줄 알았거든요. 처음에 말도 안 되는 방송 할 때 시청률 낮으면 돈 없어서 곧 문 닫겠지, 그런데 식당에 가면 전부 다 채널에이와 티브이조선을 틀어 놓는 거예요. 거기 동조하는 사람도 있고.

 

허: 우리 스스로도 상식인이라고 자처하는 패거리들 안에서 자족해서 그렇죠. 방송통신위원회의 2013년 ‘방송평가 종편부문’ 1위가 티브이조선이라는 게 팩트고 현실이죠.

 

진: 종편 입장에서는 정치 얘기 안 하면 망해요. 아무리 못해도 할아버지들 할머니들 타깃을 해가지고 특화를 한 거야. 박근혜 지지층이 노년층이에요. 젊은 사람들의 미래 결정권이 그들한테 있다는 거죠.

 

종편의 말도 안되는 뉴스, 그들의 관점에서 봤을 땐 당연히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해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우리 사회에서는 기성세대 특히 노년층을 중심으로 TV조선과 같은 종편이 보도하는 말도 안되는 기사와 논제에 현혹당하고 있다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그런 속에서 허지웅은 국제시장이 이런 기성세대 특히 노년층을 타켓으로 영화를 영리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국제시장

 

 

 

영화 국제시장이 실은 지금의 기성노년세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잘 대변하고 있다는 것, 국제시장은 실제 시대정신 이런 것에는 상관없이 그저 가족을 위해 이 한 목숨 다바쳐 희생하는 한 가장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들은 내가 고생해서 내 자식들이 좀 편하게 잘사는게 소원이었다. 이런 주인공을 향해 허지웅은 그런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게 토가 나온다고 한 것이다.

 

솔직히 이까지 해놓고도 허지웅이 무슨 생각으로 "토나온다는 거예요, 그런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게.." 라고 말했는지 모르겠다. 그런 순박한 사람들을 애국한다는 말로 포장해서 이용해먹는 정치권력의 행태가 토나온다는 것인지, 그런 정신으로 살았던 그 당시의 순박한 주인공들이 토나오게 고생했다는 건지..

 

 

 

국제시장_깡통시장

 

 

 

예전에 나경원이 "주어가 없다"고해서 많이 비판 받았는데, 허지웅의 말에도 주어가 없다. 그리고 주어뿐만 아니라 목적어도 없고, 또한 정황설명도 없다. 말 수를 제한하는 트위트에 젖에서 그런지 이것 저것 다 떼고 한 말, 참 해석하기 어렵다. 그리고 앞서도 말했지만 허지웅이 뭐라고 그런 말 한 마디 분석해본다고 이렇게 고심하는 나도 참 한심하기 그지 없다. 그리고 허지웅의 말을 싹둑 잘라서 '토나오는 영화'라고 비판하는 TV조선은 정말 할 말 없게 만든다. 이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팩트라는 것이 더 우울하게 만든다.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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