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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기자회견장에서 선보인 연기 솜씨와 허무 개그

레몬박기자 2016. 1. 13. 23:54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역시나 잘 짜여진 연극이었다.

 


뉴스타파가 또 한건 해냈다. 국민적 관심 속에서 진행됐던 박근혜 대통령 첫 기자회견이 사실상 사전에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한 것이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모두 4장으로 된 ‘대통령 신년 구상 발표 및 기자회견 질문지’란 제목의 문건은 작성 주체가 ‘홍보수석실’이라고 적혀 있으며, 이 질문지는 기자회견 전에 홍보수석실에서 외부 유출 금지 요청과 함께 일부 청와대 출입기자들에만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여기에는 당시 질문한 기자 12명 순서는 물론 자세한 질문 내용이 정리돼 있다.

 

청와대 측은 사전 질문지가 홍보수석실이 아니라 기자단 차원에서 작성됐고, 질문할 언론사 선정이나 질문 내용에 개입한 바가 없다며, 민정수석실에서 사전 질문지와 관련해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실제 기자회견은 두 기자의 순서가 뒤바뀐 것 외엔 질문지 내용과 거의 비슷하게 진행됐고, 일부 기자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질문하였다. 특히 추가 질문으로 눈길을 끌었던 박 대통령 퇴근 이후의 사생활 관련 질문 역시 질문지 상에 사전 준비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내내 준비된 원고를 읽는 장면이 연출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당시 질문했던 외신기자 2명의 경우는 외신기자클럽과 협의 없이 청와대가 별도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이 때문에 외신기자클럽은 지난 9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이번 기자회견 문제를 심각히 논의했으며, 조만간 항의 서한 등의 형태로 청와대에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기자회견대본뉴스타파가 입수한 박근혜 대통령 기자회견 대본

 

 

 

그런데 이번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을 본 국민들의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잘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되는 기자회견이면서도 대통령은 시종일관 원고를 보고 읽는데 주력했고, 그 마저도 제대로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고, 또 대통령의 대답에 답답함을 금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박대통령은 기자 회견 답변 도중 “답을 다 드렸는지요? 질문을 여러 개 주셔서. 제가 머리가 좋으니깐 다 기억을 하지. 머리가 나쁘면 기억을 다 못해요. 질문을 몇 가지씩 하시니...”라고 말해 기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아니 웃음거리가 되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농담을 두고 노종면 전 YTN 앵커는 “‘진짜회견’의 증거처럼 사용하는 사기짓”이라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의 제임스 피어슨 기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기자회견을 미리 짜놓은 각본으로 이해하고, 박대통령이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나누다 "내가 머리가 좋으니까 기억을 다 하지"라고 한 말을 인용하며  "ㅋㅋㅋ아휴"라고 한국말로 한탄하는 트윗을 올렸다. 이를 본 한국인 트위터들은 "외부자가 봐도 답답하죠? 내부자가 보면 미치고 팔딱 뛰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 되면 느끼게 되실지도" 등의 댓글을 달았다.

 

 

‘물뚝심송’ 박성호 씨는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말기에 접어드는 이 시점까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두 차례 했고, 그나마도 미리 정해진 대본에 의한 질의응답이었다. 실제 질의응답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뭐 이런 대통령이 다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안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박근혜 대통령식 기자 회견이 외신 기자에 공지조차 안된 일을 성토하면서, 그 연극을 볼 기회조차도 없다고 비판한다. 주요 외신기자들의 눈에 한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현장에 갈 필요가 없는 연출된 행사' 혹은 '참석 기회조차 적은 행사'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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