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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파장
공무원 시험치는 딸에게 건넨 아빠의 격려 '건투를 빈다' 본문
오늘 큰애가 9급 시험을 치릅니다.
조금 있으면 집을 나서는데 아내의 표정이 꽤나 굳어 있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수험생도 아니면서 뭘 그리 걱정하고 있느냐며 긴장을 풀라고 합니다.
큰애는 밥을 먹으면서도 메모장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에 이런 말도 합니다.
“아빠, 어제 영어를 풀어봤는데 95점 나왔어요.”
“잘했다. 시험 칠 때는 자신감이 최고란다.”
아내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공부를 많이 했으니 문제도 잘 풀릴 거야.”
큰애는 지방대를 다니다 지금 휴학 중입니다.
문과라서 취직하기가 정말 힘듭니다.
그걸 미리 알고 2년 전부터 공무원시험에 매달려 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공무원시험 공부를 한다는 게 쉽지가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1년 전부터는 아예 휴학을 하고 공부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큰애는 지금 스물다섯 살입니다.
제가 결혼을 서른여덟 살에 했거든요.
지금이야 서른여덟에 결혼해도 크게 늦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당시만 해도 저는 희귀종에 속할 정도로 노총각이었습니다.
다행히 아내가 저의 청혼을 받아 들여서 결혼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아홉 살의 나이 차이에도 흔쾌히 결혼을 승낙해준 아내와 처가 식구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큰애도 저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지자입니다.
저처럼 열혈지지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민주당이 잘 되기를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아내는 이른바 중도층입니다.
이곳 경상도는 보수층이 강해서 모임 같은 곳에 가면 의견이 달라서 종종 언성을 높인다고 합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행정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어학 강의에서 강사가 코로나19에 대해서 잠깐 언급했답니다.
그러자 함께 강의를 듣던 노인이 항의를 하더랍니다.
“코로나19가 아니라 우한 폐렴이요.”
그러자 강사가 이렇게 말했답니다.
“WHO에서 그렇게 부르라고 해서 저는 거기에 따를 뿐입니다. 양해해 주세요.”
“그래도 여기에서는 우한 폐렴이라고 하세요.”
그래서 보다 못해 아내가 한마디 했답니다.
“강사님이 잘못 한 것도 아닌데 이제 그만 좀 하시지요.”
그러자 노인이 발끈해서 아내를 쏘아붙이더랍니다.
“댁은 어느 당이요?”
“저는 빨간당도 파란당도 아니에요. 무지개 당이에요.”
그러자 모두 웃더랍니다.
물론 그런 아내이긴 하지만 투표할 때는 항상 민주당을 찍었습니다.
이제 큰애가 집을 나설 시간입니다.
저는 큰애에게 수험표와 신분증을 다시 확인하라고 합니다.
집을 나서는 큰애의 가방을 맨 뒷모습이 너무 무거워 보입니다.
저는 큰애를 부릅니다.
“건투를 빈다.”
큰애가 저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는 말합니다.
“아빠, 엄마 다녀오겠습니다.”
저는 가슴이 너머 먹먹해 큰애 모르게 눈가를 훔쳤습니다.
by 국어사전 (이 글은 딴지일보게시판에 닉네임 '국어사전'님이 쓴 글을 허락을 받아 게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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