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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에 온가족과 함께 즐겼던 게임 베스트 8 본문

박기자 취재수첩

이번 추석에 온가족과 함께 즐겼던 게임 베스트 8

레몬박기자 2009. 10. 4. 22:26


휴~ 이제야 추석 모든 일정을 마치고 겨우 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추석은 일정도 긴박해서 이전보다 더욱 피곤하고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피곤함 속에서도 마음 속에서 훈훈한 즐거움이 남아있는 것은 온 가족이 함께한 귀한 추억들이 마음에 남아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피곤해서 잠시 눈을 감으면 가족들과 함께한 그 즐거운 풍경이 떠오르고 이내 제 얼굴은 빙긋 웃음이 절로 나네요. 무엇이 그리 즐거웠을까? 솔직히 어른이 되고 난 뒤 부터는 그리 즐거운 명절이 아니지만 이것도 즐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임하니 내내 즐거운 추억이 됩니다. 그래서 추석에 했던 일을 놀이를 즐겼다는 기분으로 다시 정리를 해봤습니다. 우리 가족이 그렇게 즐겼던 놀이 베스트 8을 소개합니다.

1. 온 가족이 다함께 시장보기
저희 가족은 2남2여입니다 일단 차례상을 준비하기 위해 며칠 전부터 아내와 제수 그리고 어머님께서 서로 의논하여 장만할 음식을 배당해주십니다. 제가 장남인지라 장만할 것이 좀 많죠. 아내와 우리 아이들 넷 이렇게 여섯 식구가 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하여 필요한 음식 장보기를 합니다. 아내가 고른 것을 아이들과 함께 나르니 그리 힘들지도 않고 재밌네요. ㅎㅎㅎ

2. 차례상 준비 요리 대행진
저도 부산 부모님도 부산 동생들도 부산, 우리는 모두 부산에 살다보니 부모님댁에 모이는 것은 그리 어렵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가지 전 아내가 절 노려보며 다짐을 받더군요. "우리 여자들에게만 맡겨놓고 옆으로 샛다간 죽음이다" 어후 그 섬짓한 표정.. 그래서 동생과 저는 튀김이며 청소며 아내들이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즐기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이 여자들이 은근히 우리 형제 경합을 시키더군요. "형님 그래도 제 서방님이 더 잘 구우셨어요" 이러며 심사하는 통에 정말 열심히 같이 음식 장만했습니다. 아이들도 옆에서 도와주지는 않고 거들기만 하더군요. "우리 아빠 정말 맛있게 굽는다." 그러면서 날름날름 집어가는 통에 정말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3. 차례상 차리고 추석 차례지내기 
 갈수록 우리집 차례상은 단촐해갑니다. 어머님께서 이번 추석에는 잘 먹지 않는 생선종류를 과감하게 줄이셨다고 하네요. ㅎㅎ 우리 집안은 기독교 가정입니다. 부모님도 교회 집사이고 막내 가정을 제외하곤 모두 교회에 다닙니다. 그런데도 차례상을 차립니다. 부모님은 교회 나오신지 10년정도 되셨지만 오래전부터 해오던 관습을 완전히 바꾸기는 쉽지 않고, 또 상을 차리지 않으면 뭔가 섭섭하신가 봅니다. 그리고 저희가 장손집이라 한번씩 멀리서 친척들이 오실 때도 있기 때문에 그분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차례상을 차려놓습니다. 그리고 혹 그분들이 오시면 원하시는 대로 차례를 먼저 지내게 해드립니다. 물론 저희들도 그 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순서는 함께 해드리죠. 그리고, 마친 후에 바로 온가족이 함께 추석가정예배를 드립니다. 그리고 예배 순서지를 만들되 그 안에 내용들을 세세하게 적어놓아서 기독교인이 아닌 분들도 함께 따라 할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원하지 않으시면 잠시 다른 방에 가 계시거나 구경하시기도 하구요. 아직 이 일로 가족간에 불화를 겪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예배 마지막 순서에 꼭 자녀들이 일어서서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이렇게 인사하면,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께 뽀뽀도 해드리구요. 그리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래도 부르며 부모님께서 또 축복의 말씀을 해주십니다. 분위기가 그리 좋을 수 없습니다. 

4. 선물교환과 장기자랑 대회 
추석 가정예배를 마친 후에는 장기자랑 대회를 엽니다. 아이들이 여태껏 준비한 개인기를 선보이는데, 어른들도 노래를 부르기도 하구요. 아이들은 필사적입니다. 1등에게 돌아오는 상금이 만만치 않거든요. ㅎㅎ 그리고 난 뒤 가족간에 준비한 선물을 교환합니다. 저희는 부모님을 위해서는 봉투를 그리고 사과상자와 김상자를 준비해서 서로 나누었습니다. 또 아이들에게 용돈도 나누어주는데, 우리 아이들 거의 이 날로 한 밑천 잡습니다. 삼촌에 고모, 그리고 외삼촌에 이모,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그리고 친척들까지 ㅎㅎ

5. 성묘길 수다 떨기
아침 차례를 마치고 나면 선산이 있는 경북 청도로 갑니다. 두 시간 가령 차를 타고 가는데, 한 차 가득이 성묘를 하러갑니다. 그런데 이 때 함께 하는 부모님과 그리고 가족간에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아버님은 몸이 편찮으셔서 같이 못가는게 좀 아쉽습니다. 어머님과 며느리들이 참 깊은 대화를 나누더군요. 어떨 경우 좀 곤혹스런 때도 있습니다만 가족간의 깊은 대화, 우리 가족에겐 정말 소중한 대화의 시간입니다. 

6. 성묘하며 자연학습하기 
올해는 어른들 성화에 산을 네개나 올랐습니다. 완전 운동이 되어 지금 거의 몸살 날 지경입니다. 그런데 저희 증조할머니 산소 밑에 저수지와 논이 있는데, 그 논을 보고 우리 아들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아빠 저거 모두 인조잔디야?" 순간 저 거의 넘어질 뻔 했습니다. 벼를 보고 쌀나무라고 한다는 도시촌놈이 바로 우리 아들이더군요. 그래서 저건 논이고 벼가 이제 거의 익어가는 거야 했더니, 이놈 무안했는지 하는 말이, 그건 모두 아빠 책임이야라며 교육의 부재를 탓하네요. ㅎㅎ 그걸 빌미로 아들과 함께 산소 주위에 있는 메뚜기랑 여치 사마귀 등 곤충들을 찾아보고, 산에 있는 들풀들도 찾아보고 또 도토리며 밤이며 인근에 있는 과수원의 과일들을 보며 자연학습을 했습니다. 사진도 찍고 .. 이녀석 정말 좋아하더군요. 


(논을 보고 인조잔디냐고 물어보는 아들, 넌 어떻게 논을 모르냐 했더니, 아빠가 가르쳐주지 않아서 그렇다고 우기네요)


7. 민속놀이 하기 
다음 날에는 모두 모여 민속놀이를 즐깁니다. 아이들 빼고 그림 맞추기를 하던지 아님 아이들과 함께 윷놀이를 하는데 정말 재밌습니다. ㅎㅎ 그런데 올해는 성묘를 너무 과하게 하는 바람에 너무 지쳐서 민속놀이를 생략하고 말았습니다. ㅜㅜ 다음 설에는 꼭 해야겠습니다. 

8. 함께 바보되기 
TV를 켜놓고 가족간에 함께 바보상자를 시청합니다. 다같이 보면서 그 연예인에 대한 카더라 방송에 아이들이 갖고 있는 온갖 검증되지 않는 정보들, 그리고 품평들.. 한 프로를 보면서도 반응은 각양각색. 바보상자가 이럴 때는 가족간의 간세대 역할을 하는군요. 

 

(제 아들입니다. 산소 근처에 있는 여치 한 마리를 잡아서 제게 보여줍니다. )


그러다 보니 추석 연휴가 모두 지나가 버렸습니다. 다음 설에는 좀 더 재밌는 놀이를 개발해야겠습니다. 이번에 인터넷을 여기저기 탐문하면서 베끼고 재창작한 저의 추석 인사말로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툇마루를 넘어 방안 깊숙히 찾아드는 가을 볕처럼 한가위를 맞아
마음 속까지 훈훈해지는 가슴 따뜻한 시간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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