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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파장
공연 도중에 나머지는 다음에 와서보라며 끝내버리는 황당한 공연 본문
부산의 팀블로그 모임인 아라누리(http://aranuri.com/)의 한 멤버의 초대로 극단 새벽이 공연하는 "우리시대의 삽화"를 보러갔습니다.
극단 새벽은 광복동 차없는 거리의 한 복판에 버젓하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 6층입니다.
제가 찾은 이날, 부산트리축제를 위한 시연이 있었습니다. 운좋게 그 환상적인 장면을 함께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 연극은 총 5편의 에피소드를 단막극으로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첫째 마당은 "다리 위에서" 한 청년실업자와 노인의 이야기로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둘째 마당은 갈릴레이 갈릴레오의 명언 '그래도 지구는 돈다"를 시대적으로 풍자화하였고,
셋째 마당은 취조실에서 벌어진 황당한 상황을 그린 블랙 코미디 형식의 "아닌 밤중에"
넷째 마당은 노동자들의 불안전한 일상을 그린 단막 비극의 정수 "비오는 날의 선술집" 입니다.
여기까지 공연하더니, 갑자기 배우들이 나와서 인사를 하며, 다음에 다시 찾아주시면 마지막 다섯번째 에피소드를 보여주겠다고 합니다.
너무도 당차게 그리고 당당하게 말하는터러 항의도 못하고, 그저 "예'라고 하며 나오는데, 뒷통수에 이런 소리가 들리네요.
"오늘 입장권 가져오시면 다음에는 무료입니다." ㅎㅎ 그렇단 말이지? 이렇게 황당한 조치를 하는 이유가 있답니다.
연극이란 이렇게 한 번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시 같은 주제로 관객과 연기자들이 만남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라나요?
그래서 괘씸하여 오늘 받은 입장권 잘 보관했다가 다시 찾아가보려고 작정했습니다.
그럼 다섯번째 에피소는 뭘까요?
예전 한국예술종합학교 황지우 총장을 위한 오아주 "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입니다.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잡히시죠? 연출자에게 그런 내용이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는군요.
확실한 것은 다시 찾아가봐서 확인해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날 정말 신선한 경험을 했습니다. 일단 이렇게 작은 소극장이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객석 규모가 총 60석정도이며, 무대와 객석이 바로 붙어 있습니다. 만일 제가 연기자라면 정말 연기하기 민망할 정도의 거리입니다.
그런데 연극의 첫째 마당인 "다리 위에서는" 약 3분정도를 배우가 대사 없이 몸으로만 연기를 하더군요.
첫 시작부터 이거 예사롭지 않은 공연이다 싶었고, 언제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르게 연극이 마쳐졌습니다.
이렇게 가까이 관객과 호흡하는 연극, 그러면서도 충분히 거리를 두며 관객에게 생각하게 하는 연극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섯 에피소드 중 네편만 보여주고, 나머지 한 편은 다시 와서 보세요라고 하는 말이 애교로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참 친절하더군요. 연극이 끝난 후 관객들과 사진 촬영도 아주 적극적으로 해주시네요.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옆 쉼터에서 관객과 배우가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를 아주 정답게 나누네요.
이 날은 해양대학교 학보사 기자단이 방문을 했는데, 여러가지 많은 대화들이 아주 진지하면서도 재밌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관객과 배우가 함께 호흡하는 연극이 바로 "우리 시대의 삽화"입니다.
이 분이 극단 새벽의 대표이시자 연기자로 활약하신 변현주님입니다.
이 분이 계시기에 연극이 맛깔스럽고 안정된 느낌을 갖게 해줍니다.
배우 이현식 님입니다.
여기 배우 중 가장 순발력이 뛰어난 배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배우 김재형 님
이 분을 만나면 나이를 한 번 물어보세요. 놀라실 겁니다. 내면화된 연기에 제가 탄복을 했습니다.
배우 이도현 님입니다. 지금 대학에서 연기를 공부하고 있다네요.
아주 즐거운 만남이었습니다. 대담이 끝난 후에 술 한잔 하자고 하시는데 제 아내가 무서워 그냥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여보 잘했지?"
그러나 다음에 꼭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고야 말 것입니다.
여러분 아래 손가락을 꾹 눌러 주셔서 많은 분들이 이 연극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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