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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사연

디카의 매력, 내가 취미생활로 사진찍게 된 사연

레몬박기자 2017. 10. 16. 15:22

 

벌써 20년이 다 되어간다. 그 때 대학을 졸업하고 모 잡지사 기자가 되었다. 꽤 규모가 있는 전문지였지만 재정에 여유가 없다보니 기자가 인터뷰와 사진촬영 그리고 기사작성에 잡지 대금을 수금하는 것까지 다해야만 했다. 그 때 처음 전문가용 사진기를 접하였고, 이건 정말 매력있는 물건이었다. 처음에는 사진관련 전문서적을 사서 카메라에 대해 배우며 전문 지식을 습득해갔다. 그리고 그 책에 씌어진대로 열심히 연습했다. 


진짜 미친듯이 찍었다.
필름값과 현상료는 회사에서 다 대주니 걱정없이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그리고 전문가의 강의도 듣고, 선배들로부터 배우기도 하였더니, 1년이 되지 않아 그래도 내 사진이 잡지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  또한 사진은 여기자들 작업용으로도 그만이었다. 그래서인지 날 따라 취재가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신기한 것은 그 많은 미모의 여기자들과 그렇게 많은 여행을 떠났는데 어찌 섬씽 한 번 일어나지 않았는지. 지금 생각해도 그건 참 불가사의한 일이다.  가끔 결혼식 메인 기사로 초빙되어 결혼앨범도 만들어주고,연극이나 각종 공연 사진을 찍어 배우들의 환심도 샀다. 주위에서 잡지사 기자보다는 사진 잘찍는 사람으로 알려질 때 쯤 나는 잡지사를 그만두었다.



잡지사를 그만두고 보니 사진이라는 것이 얼마나 고비용 취미생활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여지껏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카메라.. 기종은 그 흔한 캐논이나 니콘이 아니라 야시카였다. 모델명은 잊어버렸지만, 난 야시카가 좋았다. 왜냐면 인물을 찍으며 굉장히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난 그 느낌이 좋았다. 그러나 이 카메라는 렌즈와 함께 가방에 넣어둔 채 장롱 속에 오래동안 고이 모셔졌다. 그러다 애인이 생겼다. 


장롱에 처박혀 박대를 받아오던 그 설움을 세월을 딛고 나의 야시카가 다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나의 애인은 나의 아름다운 모델이 되어 주었고, 우리는 그렇게 세월의 추억을 쌓으며 마침내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니 전용 모델이 하나씩 더 늘어간다. 나의 사랑스런 아이들 .. 난 이 아이들의 과거를 사진에 담아 두었다. 요즘 그 사진들을 보면  "사진 잘찍는 아빠 둔 걸 감사해야 해~" 이렇게 큰 소리도 친다.


그런데 아뿔사 이 야시카가 그만 사망하고 말았다. 삼각대를 좋은 걸 사야하는데 저렴한 걸 샀더니 바람에 넘어져버렸다. 회생불능의 상태로 빠진 카메라.. 수리점에 들고 갔더니 부품값 받고 팔라고 한다. 그래서 팔아버렸다. 그리고 나에게는 작은 자동카메라 똑딱이가 쥐어졌고, 사진은 점점 내 생활 속에서 멀어져버렸다.  



그런데 디카가 세상에 나왔다. 나는 데세랄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런데 그런 사진기가 있다는 것을 안 순간 다시금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첨엔 브랜드 없는 똑딱이를 옥션에서 아주 저렴하게 중고로 구입했다. 브랜드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파나소닉 LC1으로 꽤 오랫동안 버텼다. 색감도 좋고, 현상했을 때 더 큰 만족감이 오는 카메라였다. 하지만 고기맛을 본 중처럼 나는 더 좋은 기종을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 옥션과 중고장터를 열심히 뒤져가던 중 캐논 G2를 구입했다. 그리고 찍은 사진 .. 그 만족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건 수동 조작도 되는 것이어서 옛날의 기억을 되살려 이리저리 많은 실험을 했다.

 



디카의 장점은 초기 비용만 들지 현상료라든지 인화에 대한 압박이 없어 좋았다. 아무리 찍어도 메모리에 담긴 화일을 컴에 저장하기만 하면 또 쓸수 있는 필름 .. 메모리가 갖는 매력과 굳이 현상하지 않아도 컴 상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이 장점은 인물 뿐 아니라 세상 구석구석을 담도록 용기를 주었다. 


예전에는 풍경을 담을 때면 과연 이거 현상에서 확대하여 벽을 걸어놀 가치가 있을까를 먼저 생각했지만 이제는 일단 찍어보고 별 쓸모없으면 지워버리면 되니, 그런 고민 없이 일단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디카는 단점도 만만찮았다. 화질이 일단 필름에 비교할 수 없었고, 또한 사진이 주는 느낌, 그 속에는 예전 아날로그의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다 드뎌 본격적인 지름신이 강림하였다. 디카에 대한 정보를 뒤지기 시작하자 하이앤드란 놈이 눈에 띈다. 디시인사이드란 사이트도 알게 되었다. 여기서 나는 현존하는 디카의 실상을 하나씩 접해가면서 그뎌 하이앤드의 제왕이라는 올림푸스 c-8080을 손에 넣었다. 이 놈 참 괜찮은 놈이었다. 들고 나가면 뽀대도 난다. 사람들이 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액정상으로 나온 사진을 보여주면 감탄을 한다.


찍은 사진을 웹상에 올릴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에세랄클럽을 통해 사진의 시각을 좀 더 넓힐 수 있었고, 나의 사진을 여기 습겔에 올려보았다. 난 여기서 참 좋은 스승과 친구들을 여럿 만났다. 습겔이 좋았던 것은 웹에 올려둔 사진에 대해 고수들이 댓글로 정직한 평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들의 느낌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또 좀 더 인정받고 싶은 오기도 발동하였다. 


작가 정도의 수준이 되시는 분 중의 한 분은 내 사진을 보고는 여러가지 촬영방법과 디카가 갖고 있는 여러 기능들을 알려주시면서 전문가적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덕분에 나는 필름카메라가 아니라 디카가 갖는 매력을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사진생활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DSLR을 사용한다. 내 손을 거쳐간 기기가 참 많다. 신형은 구입할 엄두도 못내지만 그래도 지금 내 손엔 니콘의 플래그십 바디가 쥐어져 있다. 바로 D1X 다. 한 참 철지난 것이지만 내가 이것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놈이다. 아마 한 해 정도는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왜 한 해냐고? ㅎㅎ 지금 적금 붓고 있는 것이 내년이면 만기가 되니 아마 그 때쯤이면 D2X 가격도 엄청 떨어질테고, 그걸로 구입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실현 가능하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울 마눌님이 몰라야 하는데.. 얼마 전에 들키고 말았다. ㅜㅜ 




지금 바람이 있다면 누가 미친 척하고 내게 D3 같은 풀프레임 바디를 척 안겨주는 그런 가슴 따뜻한 분이 없을까 하는 것이다. 거기다 그 놈에 어울리는 렌즈군도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ㅎㅎ "주여~~"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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