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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부산대학교 최고의 자랑은 교문 밖에 있었다

레몬박기자 2010. 6. 8. 07:23



제가 대학에 다닐 때 총학생회에서 부산대학 근처의 환경조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학교 주변에 무엇이 제일 많은지 그리고 새로 생겨나는 업종은 어떤 것인지를 조사해본 것이죠.

조사결과 술집, 밥집, 당구장, 커피숍,복사집,서점 순이었습니다. 그리고 새로 생겨나는 신종 개업집은 단연 당구장이 일등이었습니다.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즐겨 찾는 곳은 술집과 당구장이었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결과라나요. ㅎㅎ 그래서 좀 각성하자, 대학생이 공부해야지 하는 자체적인 반성을 좀 하자는 그런 취지였습니다.




부산대학교 대학로 입구

부산대학교 대학로 입구입니다. 엄청 복잡해졌더군요.





제 기억에 대학교 2학년 때 부산지하철 일부 구간이 개통되어 저도 지하철을 이용하여 학교로 올 때가 많았습니다. 부산대학교 역에 도착하면 일단 밥집과 술집 거리를 지나게 되고, 당구장 지역을 통과하여 커피숍을 벗어나면 복사집과 서점이 있는 대학로에 들어서 정문을 통과하게 됩니다.

ㅎㅎ 학문을 하기 위해 지나쳐야 할 곳이 참 많았죠.









지금은 그 때보다 더한 형편이긴 하지만 부산대학교의 주변상황이 최고의 상권지대가 되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자부심이 하나 있었습니다. 뭐냐 하면, 학교 앞에 무려 11개 이상의 서점이 있었고, 최소 4곳 이상의 중고서점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서점들 대부분이 오랜 기간 영업을 해왔는데, 한 군데도 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이한 것은 이
서점들은 인문학, 자연과학, 공학, 사회과학 등 전문분야별로 특성을 갖고 운영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마 전국에서 이런 규모의 서점군을 이루고 있는 학교는 우리 부산대학교가 유일한 것이라며 자랑하시던 교수님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술도 잘 먹고, 열심히 당구도 쳤지만 또한 공부도 열심히 했다는 것이죠.










요즘은 저작권 문제 때문에 복사집에서 단행본을 제본하는 것은 금기되어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돈없는 무리들은 책을 복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의 절반 가격이면 되었거든요. 보통 교수님들이 쓴 책을 교재로 삼았는데, 우리 교수님 책을 팔아야 했기에 수업시간에 교재 검사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ㅎㅎ 참 그 땐 그 교수님들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시대를 앞서가는 선견지명이셨네요. 그런데, 아쉽게도 요즘 부산대학교 정문의 대학로를 보면 그 많던 서점 다 없어지고 한 두개 남아 있더군요.

그리고 굿플러슨가 하는 희안한 건물이 학교 정문에 걸치고 있어서 들어설 때마다 여기가 학굔지 쇼핑몰인지 헷갈리기조차 합니다. 뭐 그 안에 서점도 있고, 문방구도 있긴 하두만요. 시대가 변하니 대학도 변하는건지.. 좀 씁쓸한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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