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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박기자의 카메라여행

김학의 의혹 검경 갈등에 황교안까지 대략 난감 본문

박기자 취재수첩

김학의 의혹 검경 갈등에 황교안까지 대략 난감

레몬박기자 2019.03.11 22:04


이른바 ‘김학의 성접대 의혹’이 사건 발생 12년 만에 재조명되고 있다. 


1.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을 재조사 중인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이 경찰의 부실수사 정황을 확인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2. ‘김학의 성접대 사건’은 2013년 3월 강원 원주시 소재 한 별장에서 김 전 차관이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당시 검찰은 성접대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는 점을 특정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고, 이는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3.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를 강요당했다는 주장을 펴던 한 피해 여성은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데 대해 강력 반발하며 김 전 차관 등을 엄벌해줄 것을 호소하는 공개 탄원서를 청와대에 보내기도 했다. 당시 이 여성은 탄원서에서 “너무도 억울하고 제가 더 이상 잃을 것도 없고 죽음의 길을 선택하기 전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제 한을 풀고 싶어 이렇게 탄원서를 올립니다”라며 “저는 이들의 그 개 같은 행위로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어머니는 그 당시 윤중천의 협박과 무시무시한 힘자랑에 딸의 억울함을 하소연도 한번 못 하시고 그 추잡함을 알아버리시고 저와 인연을 끊으셨습니다. 윤중천은 제 동생에게 협박성 섹스 스캔들 사진들을 보내 세상에 얼굴을 들 수 없게 했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이 여성은 이어 “피의자인 저들은(김학의) 제 경찰조사 중에 저와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시켜  돈으로 도와주겠다며 연락을 하더군요. 역시 법을 잘 아시는 분이라 행동도 빠르시더군요. 전 죗값을 받으라고 했죠”라며 “윤중천의 협박과 폭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님의 권력이 무서웠습니다. 윤중천은 경찰 대질에서까지 저에게 협박을 하며 겁을 주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4. 해당 사건의 1차 수사는 경찰이 맡았다. 당시 경찰은 2013년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하면서 2만9000개가 넘는 사진 파일과 600여 개의 동영상 파일을 확보했다고 한다. 경찰은 3만여 개에 달하는 사진과 동영상 중 김 전 차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나오는 4개의 영상만 송치했다. 수사기록에는 별장 주인이자 성접대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중천씨와 그 측근들이 김 전 차관 외에도 여러 명의 영상을 촬영했다고 진술한 내용도 있다고 한다.


5.  그런데 이번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은 당시 경찰이 사건 송치 당시 관련 동영상 등 디지털 증거 3만여 건을 누락한 정황을 포착해 조사 중이라고 3월4일 밝혔다. 이에 조사단은 경찰청에 3월13일까지 △누락된 디지털 증거 복제본 보관 여부 △삭제·폐기했다면 시점과 근거, 누락 경위 △복제본 현존 시 조사단에 제공 가능한지 여부 등을 파악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누락된 디지털 증거 복제본을 경찰에서 보관하고 있는지, 이를 삭제하거나 폐기했다면 그 시점 및 근거가 무엇인지 등을 추적 중이라고 하였다.  조사단은 특히 경찰 수사 초기 김 전 차관의 뇌물 수수 의혹에 초점이 맞춰졌던 수사가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경찰이 김 전 차관을 뇌물 수수 혐의로 출국 금지까지 해놓고 뇌물 관련 수사 기록은 검찰에 넘기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6.  그러자 당시 김 전 차관을 수사했던 경찰이 핵심 증거를 누락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오늘(2019.3.11) 민갑룡 경찰청장이 발끈 했다. 당시 경찰은 동영상 속 인물은 검찰 출신의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며, 김학의 전 차관이 건설업자에게 성접대를 받았고, 동영상 속 여성을 성폭행했다고 결론냈다. 하지만 경찰이 내린 결론에 대해 검찰은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 전 차관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다. 당시 수사를 방해한 건 오히려 검찰이고, 검찰의 지휘를 받아 모든 증거를 넘겼는데, 이제 와서 왜 딴소리냐는 것이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사건 증거는 다 검찰에 송치한 근거들이 있다"며, 진상 조사단이 경찰 확인없이 언론에 흘린게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7. 누구 말이 맞는지는 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이번 검경 갈등이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해묵은 싸움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검경 간의 추가 폭로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8. 조사단은 당시 경찰 수사와 검찰 송치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고,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로부터 청와대 압력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가 김 전 차관을 임명한 배후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있었다는 언론보도까지 있었다. 실제로 SBS가 3월5일 ‘단독’이란 어깨를 걸고 보도한 바에 따르면 과거사진상조사단이 2013년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로부터 청와대 압력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것. 조사단은 수사팀 관계자들로부터 당시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다는 복수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 ‘김학의 불똥’은 검찰과 경찰뿐만 아니라 정치권까지 튀었다. 정의당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던 시점에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한 점을 거론하며 황 대표에게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3월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던 시점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고 있었다는 점을 끄집어냈다. 그는 “김학의 전 차관은 황 대표의 고등학교 1년 선배이자 사법연수원 1년 후배였다”면서 “청와대의 개입 사실까지 드러난 마당에 지난 정권의 실세 황 대표가 김학의 성접대 사건에 대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믿는 국민은 드물 것이다. 황교안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할 시점”이라고 압박했다.


김학의 의혹은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나 검찰 모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그 비호세력으로 지목된 박근혜와 최순실 그리고 황교안 전총리까지도 그 혐의를 벗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런데 검찰이 지금 책임을 경찰의 잘못으로 돌리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김학의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기엔 역부족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자신들이 저지른 일을 다시 수사하려니 분명 그럴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경찰과 검찰, 또한 법원에다가 정치실세까지 연루되어 있는 사건은 공수처를 신설해서 조사해야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다. 다시 불붙는 김학의 의혹은 공수처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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