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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에 걸친 맛의 혁명, 마산아구찜 세계화에 도전하기까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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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에 걸친 맛의 혁명, 마산아구찜 세계화에 도전하기까지

레몬박기자 2009. 12. 14. 05:00


지인의 초대로 마산의 명물인 마산아구찜 원조집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함께 한 일행들이 많아 우리는 마산아구찜과 아구수육을 시켜 먹었습니다.
마산 아구찜은 다른 지역에서는 생아구로 요리를 하는 것과는 달리 아구를 살짝 말려서 찜을 합니다.
그래서 다른 아구찜과는 달리 살짝 발효된 콤콤한 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뭐랄까요? 전라도 지역의 명물인 홍탁의 백분의 일쯤 되는 그런 냄새와 맛이 혀끝에서 살짝 자극을 줍니다.
이런 자극적인 맛은 중독성이 있어서, 처음 먹을 때는 좀 역겨워하지만 일단 그 맛에 길들여지면 다른 맛은 싱겁게 느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마산 아구찜도 그런 맛의 특성을 갖고 있어서, 처음 먹을 때는 아귀의 고깃살이 딱딱하게 느껴지고, 살짝 맛의 역겨움이 느껴졌지만
몇 점 더 먹고 나니 그 특유의 느낌에 중독이 되어가더군요. 마산아구찜은 양념맛이 특이하더군요.
뭐랄까? 스파게티의 양념을 한국화시킨 것이라고나 할까요? 여기에 면만 넣어서 비비면 정말 훌륭한 한국식 스파게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반찬으로 나온 김치와 다른 몇 가지 반찬들은 아구찜과 맛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김 없이 다 먹어버렸습니다.
바로 옆 상에는 아귀수육을 시겼는데, 이 양반들 제게 좀 먹어보라는 말도 없이 그냥 다 해치워버렸더군요.
사진에 보시는 바와 같이 저는 먹다 남은 국물만 입에 넣고 그 맛을 음미해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먹었던 분들의 진술에 따르면 참 개운하고 시원한 맛이었다고 합니다.




요즘은 마산아구찜이 전구적으로 유명한 음식이 되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참 오랜 세월 맛의 장인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느 때부터 원조 논쟁을 벌이며, 누가 그것의 창시자인가를 중시하게 되었지만
마산아구찜의 경우는 맛의 원조를 규명하기보다는
이 맛을 누가 전국적인 명물로 만들었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남넷에서 마산아구찜의 원조를 추적해보니 진짜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분은 "혹부리 할머니"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지금 마산에서 아구찜으로 가장 유명한 세 곳은 '오동동진짜초가집' 박영자 할머니, '구강할매아구찜집' 구봉악 할머니,
'오동동아구할매집' 안소락선 할머니와 김삼연 사장)은
불과 2달 내지 1~2년 차이로 비슷한 시기에 개업하였다고 합니다. 
이 중 마산 '아구찜'을 전국에 널리 알린 사람은 '오동동아구할매집' 김삼연(63) 사장입니다.

김삼연 사장님은 시어머니(안소락선)와 함께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웟던 60년대 말에 '아구찜' 식당을 열어 장사를 했습니다.
당시 마산 '아구찜'은 마산을 중심으로 인근 도시에서나 알 정도로 인지도가 낮아 오동동에 서너 집이 가게를 꾸려 나가는 처지였지만, 
김 사장은 마산 특유의 마른 '아구찜' 일변도로 나가는 이웃 가게들과는 달리 메뉴의 다양성으로 홍보하고 팔기 시작했답니다.
마산의 전통 '건아구찜'을 선호하는 사람들 외에도 이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편하게 '아구찜'을 선택해 즐길 수 있도록
'생아구찜'은 물론, '아구수육' 등을 개발해
차별화로 승부를 걸었으며, 이런 김 사장님의 마케팅은 적중했던 것입니다.





김사장님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국적인 맛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음을 느끼고, 
1981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규모 문화 축제 '국풍81'에 마산 '아구찜'을 선보이면서 언론에 알리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국풍81에 참석한 마산 '아구찜'을 비롯한 전국의 향토 음식들은 식도락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그 가운데 '아구찜'은 '마산'이라는 이름을 달고서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이를 계기로 마산 '아구찜'은 춘천 막국수, 충무김밥 등 전국의 향토 음식과 함께 유명해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30여년이 흐른 지금 '오동동아구할매집'은 1대 안소락선 시할머니, 마산 '아구찜'의 전국화에 앞장선
2대 김삼연(63) 사장에 이어
3대 한유선(41) 며느리에 이르고 있으며, 3대 한유선 사장은 마산 '아구찜' 세계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 지역사회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앞으로 어떤 맛의 한류열풍을 일으킬 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위 기사는 경남넷에 실린 기사를 많이 참조하였으며, 마지막 사진은 이곳에서 퍼왔습니다.   http://knnet.co.kr/food/view.php?pid=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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