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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큰한 숨결로 남은 눈 녹이며 봄을 불러운 매화꽃의 자태 본문

사진과 사연

알큰한 숨결로 남은 눈 녹이며 봄을 불러운 매화꽃의 자태

레몬박기자 2010. 2. 22. 05:00



봄이 오는 소식을 전해주는 꽃들이 있습니다.
아마 매화꽃이 가장 먼저 우리 곁에 봄소식을 갖고 오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 주말 오랜만에 참 화창하고 포근한 날씨였습니다. 어디 매화꽃이 핀 곳이 없나 살펴보았는데
아직은 고 앙증맞으면서도 도도한 품위를 지닌 그 녀를 찾을 수 없더군요.
그래서 작년에 보았던 그녀를 찾아내었습니다.



매실꽃

이 사진은 니콘 D200에 니꼬르 mf35 F1.4 렌즈로 담은 것입니다. 이 렌즈 정말 명기라고 할만하죠.


바다사람

사진에 있는 바다사람은 제가 이전에 사용하던 닉네임입니다.




제가 꽃에는 좀 문외한입니다.
매화꽃을 보면서 철쭉과 구분을 못했거든요.
그리고 매화가 매실나무라는 것은 정말 최근에서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 매실나무가 장미과에 속한다는 것은 오늘 글 쓰려고 백과사전 검색해보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정말 이렇게 무식할 수가 무식이 철철 넘칩니다. 매화가 제게 와서 고생이 많네요.
그러나 모른다고 사진마저 찍지 않을 순 없기에 이렇게 담아두고 봄이 오면 꺼내봅니다.









매화꽃은 이른 봄에 핀답니다. 그리고 그 열매인 매실은 6월경에 완전 영글지요.
저는 매실즙 광입니다. 저의 전매특허 위장치료제이기도 하구요, 또한 가정 상비용 소화제입니다.
예전 제 아내가 위염으로 심하게 고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내시경 촬영을 해보니 염증으로 위가 하얗게 촬영되어 나오더군요.

의사가 장기간 치료를 요한다며 약을 지어주었는데, 제가 들은 풍월이 있어 약대신 매실즙을 아침 저녁으로 한 잔씩 먹게 했습니다.
그렇게 두 주를 먹었는데, 병원에 가서 다시 진찰을 받아보니 아주 깨끗해졌더군요.
의사가 무슨 약을 먹었냐고 놀라기에 매실을 먹었다고 하니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매화꽃 하면 제일 기억나는 것이 바로 어사모입니다. 어사모에 꽂힌 매화, 충절과 절개를 상징하죠.
춘향전에서 이도령이 어사출두를 외친 후 어사모를 쓰고 나올 때 매화꽃이 얼마나 멋져보이던지요.
이도령의 가슴에 안긴 춘향이, 그리고 그 위에서 춤추던 매화꽃이 제 가슴에 그렇게 남아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장원급제해서 못된 탐관오리를 물리치고, 사랑하는 여인을 가슴에 품고자 하는 사나이의 야망이 있었거든요










.매화 넷 등걸에 춘절(春節)이 도라오니
녜 픠던 가지에 픠엄즉 다마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니 필 여라


이 시조는 유춘색이라는 사람이 평양감사로 부임해 매화라는 기생과 가까이 지냈으나
나중에는 춘설이라는 기생을 가까이 하자 매화가 원망하며 지었다는 유래가 전해지는 작품입니다. 
쯧, 당시 평양 감사가 어떤 사람이었는가 부럽기도 하고, 도대체 뭐하는 인간인가 싶기도 하네요. 시조 짓는 솜씨는 일품입니다.












한 주 첫날을 시작하는 기념으로 서정주님의 매화라는 시를 들려드릴께요.
혹, 자금이 되시면 지금 서점으로 가셔서 서정주님의 시집 한 권 사신다면 오는 봄맞이를 위해 더 없이 좋을 것입니다.



매       화     (梅   花) 

                                     - 서정주

梅花에 봄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부빈다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梅花향기에서는 가신 님 그린 내음새

梅花향기에서는 오신 님 그린 내음새     다가 오시는 님 더욱 그린 내음새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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