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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파장
남북고위급회담 공동합의문 작성과 협상이 남긴 교훈 본문
남북고위급회담 공동합의문이 남긴 교훈과 앞으로의 과제
북의 목함지뢰 설치와 대북방송장비를 향한 포격으로 인해 일촉 즉발의 위기에 놓였던 한반도의 상황이 장시간의 고위급회담을 통해 완전히 해결되었다. 남북 양측대표는 22일 오후 협상을 시작하여 43시간의 장기간의 협상을 통해 공동합의문을 작성하며, 준전시 체제로 형성된 남북의 군사적 긴장을 해결하였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0시 55분쯤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북측의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와의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정회와 재개를 반복하는 진통 끝에 6개항의 공동보도문 발표에 합의했다.
이날 남북은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준전시 상태를 해제하는 한편, 남한은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또 남북은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추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회담 개최 △민간교류 활성화에도 합의했다. 남북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자 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보도문에 명시했다. 그리고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유감 표명은 사실상의 사과를 의미한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였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많은 이들이 이번에는 북한에 본떼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경대응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여론을 이끌었고, 우리 정부는 이번에는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고, 강경모드로 가겠다며 강력대응책을 내놓았다. 그 대책이 대북방송을 재개해 대북심리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종편과 보수 언론들은 하나 같이 이 대북방송의 효과에 대해 열거하기 시작하였고, 적절한 대책이라고 치켜세우기에 바빴다. 그래서 일까, 북한이 대북방송 즉각 중단을 외치며 협상하자고 나섰고, 이렇게 고위급회담이 성사되어 지금에 이른 것이다. 진행상황으로 보면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대북 관계를 조율하는 것 같이 보였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아무리 살펴보아도 대북협상에 임하면서 이번 협상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긍정적인 목표점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이는 것은 우리가 강경모드로 나갔을 때 북한이 한 수 접어주는 상황 즉 북한의 사과와 이제 여기서 멈추자는 것 정도. 그랬기에 43시간의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내놓은 남북합의문은 이번 협상을 통해 특별한 의미를 둘만한 내용이 없는 것이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다시 평화모드로 돌아서게 된 것은 참 다행스런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회담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건졌는가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와 여당은 북한이 사과했다는 것과 북한의 도발에 대해 확성기방송을 재개해 대북심리전으로 맞선 것이 유효했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그친다면 이번 회담은 우리의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어 보인다.
통일대박을 부르짖었던 현 정부지만 지금껏 대북정책과 대북관계에 있어 최하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말로만 통일 대박이었지 남북관계는 악화될대로 되었고, 통일을 위해서는 한 걸음도 떼질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남북의 최고위급이 만나 협상테이블에 앉은 것은 남북관계를 호전시키기 위한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절호의 기회를 그저 현 정부와 대통령의 입지 강화에만 초점을 둔다면 이는 정말 하늘이 준 기회를 차버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남북이 준전시체제를 풀었다. 이번 일로 우리 국민들은 남북관계가 치킨게임을 벌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줄 몸으로 체험했다. 당장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과 함께 당장 우리 경제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증시는 곤두박질치고, 관광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상황이 더 지속되었다면 전쟁으로 인한 피해보다 더 큰 경제적인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그 손실은 그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고, 고스란히 우리가 감내해야 할 피해가 되는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북이 계속 대치상태로 간다는 것이 우리의 생존에 얼마나 큰 타격인지를 알고, 이제 지금껏 해오던 대북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즉 대북관계는 자존심이 아니라 효율성을 우선하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번 협상회담에서 그나마 실질적인 이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회담 개최하는 것과 민간교류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이는 사실 이전에도 계속되어져 왔던 말들이지만 현 정부에서는 완전히 막혀버린 담이었는데, 이번 협상으로 그 담의 일부를 헐고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개성공단의 정상화와 민간교류를 활발히 하여 남북이 좀 더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결실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이전 북한의 남한 의존도가 40%였고, 동북아시아의 판도를 남북이 주도했던 것처럼 다시 그렇게 판도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기왕이면 박대통령이 개성공단의 정상화 외 제2의 개성공단을 북한에 제안하여 설립하는 것이다.
이번 협상 공동합의문 그 내용만으로 본다면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 외에 더 발전된 것이 없는 내용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이를 통해 남북관계를 변화시켜가느냐에 따라 황금알을 낳은 거위가 되게 할 수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 추락할대로 추락한 국민신뢰도를 이번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회복한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이제 이를 통해 지도자로서 역사에 길이 남을 통일대박을 이룰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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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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