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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파장
국정화 교과서 찬성하는 기독교인들의 드러내기 힘든 숨은 속내 본문
국정교과서 찬성하는 기독교인들 그 속내는 그들도 '친일 과거 세탁' 하려는 것인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사실 이건 논란거리가 될만한 것이 아니다. 기본적인 상식만 갖고 있어도 이런 일이 21세기 한국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에 어이가 없을 것이다. 국정화를 찬성한다며 찬성논리를 내세우는 역사학자나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자신들이 얼마나 비상식적인 일을 벌이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듯하다. 해서는 안되는 일인 줄 알면서도 꼭 해야겠다고 우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자신들의 처지가 급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다.
안타깝게도 기독교인들 중에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이들이 많다. 좀 있는 것이 아니라 좀 많다. 이들에게 왜 국정화를 찬성하는가 하고 물으면 많은 이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뭔지도 잘 모르고 찬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저 국가가 주도가 되어 역사교과서를 하나 더 만드는게 뭐 그리 문제가 되는가 하는 생각이다.
사진@경향신문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기독교 지도자들 중 알만한 사람들이 찬성하는 사람들이 있다. 안타까운 것은 대다수 한국교회의 교단들과 그 수장들, 그리고 신학교에서 교회사를 가르치는 교수들이 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찬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뜻있는 많은 이들이 한국교회의 역사의식 부재, 권력 친화적 태도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왜 이렇게 할까? 일단 이들은 역사의식이 약하다. 이들은 특히 권력 친화적 태도를 오랜 시간 견지하여 이제는 체질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절대 현 정권을 지지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검인정 교과서에 기독교 관련 서술이 공정하게 기록되지 않았고, 그 분량을 늘리기 위해 국정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마디로 웃기는 이야기다. 국정화하면 기독교관련 부분의 분량을 늘리고, 또 그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줄 것이라고 어떻게 확신하는지, 이미 그런 약조가 있었다면 모를까 이런 생각을 가진다는 것이 먼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리고 그게 불만이라면 도리어 검인증 교과서 집필진에게 근대사에 우리 기독교가 끼친 영향에 대해 학술적으로 더 많이 정리하고 보강해서 요구하는게 국정화하는 것보다 더 빠를 것이다. 학술적인 것을 학술적인 노력으로 풀지 않고, 국가 권력에 기대어 해결하려는 그 태도 자체가 그들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렇게 국정화 교과서를 찬성하는 기독교 지도자들은 또 다른 속내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들도 이번 국정화에 기대어 자신들이 저지런 친일행각을 지우고 싶은 것이 아닐까? 돈 세탁처럼 부끄러운 자신들의 역사도 세탁해버리고 싶은 것이 아닐까?
이때까지 한국 교회는 전근대사에 있어 자기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수많은 기독교 선각자들을 통해 이 나라의 근대화를 이끌고,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공고히 한 상당한 역할을 한국교회가 해왔지만 한국 교회는 자신들의 부끄러운 역사에 묻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일제 시대에 삼일운동의 주역이 기독교였으며, 수많은 애국인사들이 목숨을 바쳐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썼고, 신사참배를 반대하며 순교를 마다하지 않고 믿음의 정절을 지켰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그것은 현 교회의 주류가 아니었다. 신사참배를 반대한 이는 교회 전체의 3%도 되지 않았고, 대다수 한국교회는 신사참배는 물론이고,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에 적극 협력하였고, 징병 징용 정신대 모집에도 적극 참여하였다. 주기철 목사의 옥중순교를 말하며 마치 한국 기독교가 모두 그랬던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제 주기철 목사는 교회 총회가 신사참배를 수용하고, 이에 순종할 것을 명령하자 이를 거부하였고, 이 때문에 면직되었다. 주기철 목사의 면직은 해방 후에도 계속 이어졌고, 최근에서야 겨우 예장 통합과 합동에서 그의 복권을 결의했다. 한국 교회는 그간의 친일행각과 신사참배라는 우상숭배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된 회개를 해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주기철 목사님의 면직 재판에 관여했던 자들이 해방 이후에도 여전히 교단 정치권력의 중심에 있었고, 이런 기류가 계속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미군정, 이승만의 제1공화국, 박정희 이후의 군사독재 31년의 시간 동안 한국교회는 권력자들의 친구로, 협력자로 많은 이익을 누려 왔다. 사회의 불의와 부정 그리고 부당한 국가 권력에 저항한 많은 기독교인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기독교의 주변에 있었고, 기독교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이들은 이들을 불편해했다. 기독교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있을 때면 정교분리의 원칙을 내세우거나, 불의에 저항한 기독교인들이 있다고 그들을 앞세웠다. 하지만 그 때뿐 그들은 다시 그들을 소수자로 만들었고, 외면했다. 그리고 그들은 기회만 생기면 권력자를 축복하고 그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며 '부흥'을 맛보았다.
난 이들이 지금 이 시점에서 올바른 역사 운운하며 역사를 들먹이는 모습이 참 불편하다. 그리고 이들이 바른 역사 운운하며 지껄이는 내용들은 더 가관이다. 그들 스스로 역사책을 살펴보고 이를 비판한 것이 아니라 정부와 국정화를 내세우는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비판없이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국정화를 주장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내용이 실제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정도만이라도 스스로 확인해봤다면 이렇게 크게 이들을 비판하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에 보수교단 목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현재 시중에 나돌고 있는 성경 주석서들이 올바르지 않은 부분이 많고, 또 서로 주장하는 내용이 달라서 혼선을 갖게 되니 이참에 총회에서 올바른 주석을 한 권 제대로 만들어 앞으로 이 주석만 갖고 설교준비를 하라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냐?" 그러자 그곳에 모여 있던 모든 목사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외쳤다. "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냐?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라고 눈을 부릅뜬다. 그래서 말했다.
"지금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바로 그런 짓이 아니냐? 지금 이나라에 정말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하고 있는데 당신들은 도대체 뭐하고 있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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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뉴스앤조이의 "교회가 국정교과서 찬성하는 이유, '친일 과거 세탁'" 기사 중 일부를 인용하였습니다.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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