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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사연

겸손한 사랑, 숨겨진 사랑, 막장으로 가는 사랑

레몬박기자 2010. 3. 3. 05:00



데이지 꽃에는 이런 전설이 있습니다.







어느 날 숲의 축제가 베풀어졌습니다. 이 축제에는 모든 나무와 물의 요정들이 모였습니다. 축제의 클라이맥스는 무도회였습니다.
요정 가운데에서는 숲의 님프인 베리디스가 가장 아름다웠으며, 그녀가 춤을 추기 시작하면, 숲 속에 달콤한 향기가 어렸답니다. 
그 향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주 깨끗하게 아니 무어라고 말할 수 없는 풍족함으로 즐겁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과수원의 신인 베르탈나스가 베리디스의 춤에 완전히 매혹되어 버리더니 
마침내 혼마저 빼앗겨, 그녀를 미칠 듯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 베리디스가 호숫가에서 얼굴을 씻고 있으면, 영락없이 나타나서는 날이 저물 때까지 그녀의 곁을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베리디스에게는 남편이 있었습니다. 속으로는 베르탈나스가 좋았으나, 남편이 있는 몸이라 그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죠.
남편과 베르탈라스의 사랑의 틈바구니에 끼어 그녀의 마음은 괴로움으로 가득찼습니다. 

어느 날 아침 그녀는 여느때보다 일찍 일어나 베르탈라스가 찾아오는 호숫가에 서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궁리를 해도 남편과 베르타라스를 동시에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생각다 못해 이런 혼잣말을 했답니다. 
 
"아아, 차라리 꽃이나 되어 이 괴로움에서 벗어났으면."

얼마 후 여느 때처럼 호숫가를 찾아온 베르탈라스는 사랑하는 베리디스 대신 그녀가 모습을 바꾼 데이지꽃 한 송이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그것을 가져다 자신의 과수원에서 고이 키웠다고 합니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과 자신이 좋아해야 하는 사람과의 사랑의 갈등 속에서 그녀는 꽃이 되어버렸습니다.
꽃이 되어 모든 사람의 사랑을 얻은 것이죠.
아마 데이지 꽃에 얽힌 이 전설은 좋아하고 싶은 사람을 모두 사랑하고픈 인간의 욕구가 담겨있는 전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저 좋아하고 싶은 사람 모두다 좋아하고 사랑하며 그렇게 살면 어떨까요? 그래서 내 남편 니 남편, 내 자식 니 자식 구별없이
그렇게 살아간다면 우리 사는 세상의 모습이 어떨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환상적인 것 같은 생각도 들지만
제 자신을 돌아보니 제겐 그런 것을 감당할만한 능력이 없습니다. 조금 겸손해지니 결코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인정되어지네요.







사랑이란 참 좋은 것인데, 그 좋은 것을 하는데도 우리 인간의 삶에는 슬픔과 아픔, 고통이 뒤따르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어쩌다 수상한 삼형제라는 드라마를 봤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여러 설명을 들으니 대부분 "막장 드라마"라고 하네요.
뭐가 그리 막장일까 보니, 그 수상한 형제들이 벌이는 모습 속에 사랑이 막장으로 흐르는 그런 모습들이 눈에 띄더군요.
특히 둘째인가요? 자기 부인을 왜 그리 냉대하는 것인지.. 그리고 먼저 세상을 떠나 친구의 아내와의 은근한 불륜을 즐기는 모습
그러면서도 자신은 불륜이 아니라고 억지로라도 우기고 싶은 그런 이기적인 마음이 자살에서 겨우 살아난 아내에게
도저히 해서는 안될 말을 그렇게 서슴없이 내뱉는 것을 보곤, 정말 막장이다 싶더군요.







데이지 꽃의 꽃말은 "겸손한 사랑"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는 "숨겨진 사랑"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데이지꽃의 전설을 보면 그 숨겨진 겸손한 사랑, 꽃이 되지 않았다면 막장으로 가는 사랑이 아닙니까?

오늘 데이지꽃을 봅니다. 그런데 이 꽃을 어떤 분은 마거리트라고 하네요.
뭐 마거리트 데이지라고 하는 분도 있고 샤스타 데이지라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우리 말로는 구절초라고도 한다는데, 사실 어느게 데이지고, 어느 게 구절초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꽃을 찍을 줄은 알아도 이름을 알아내는 재주가 없습니다. ㅜㅜ
하지만 이 꽃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 순수한 빛, 아름다움은 결코 화려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겸손한 사랑, 제 마음에 드는 이름입니다. 이 꽃처럼 그렇게 순수하고 겸손한 사랑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겸손한 사랑에 동의하시면 추천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부탁안하면 그냥 휙 가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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