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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파장
시험관 아기 임신 소식 새벽부터 눈물이 나네요 본문
오늘은 월요일입니다.
힘찬 하루를 기대합니다.
점심 때 '00추어탕'이라는 식당에 갔습니다.
직장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반찬도 많고 추어탕 맛도 좋아서 종종 찾습니다.
오늘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고등어조림과 호박무침, 멸치볶음, 고구마줄기무침, 부추김치, 총각김치, 오이김치, 상추쌈 등 모두 입맛에 맞는 음식들입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모두가 만족스럽다는 표정입니다.
이00 계장님은 아예 반찬을 가리키며 '웰빙식품'이라고 합니다.
저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정말 그렇군요.”
고등어조림을 먹는데 양념이 잘 배어들어간 무가 특히 맛있습니다.
총각김치는 약간 맛이 덜 들긴 했지만 모두들 잘 먹습니다.
고구마줄기무침에는 멸치젓갈과 제피가루가 들어갔는데 맛이 아주 독특합니다.
호박무침도 참기름이 듬뿍 들어가서 아주 고소합니다.
제가 총각김치를 우걱우걱 씹어 먹자 김00 계장님이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왜 처녀김치는 없죠?”
“하하하!”
모두가 웃습니다.
허00계장님은 밥이 맛있다며 한 공기를 더 시킵니다.
그걸 보고 김00 계장님이 한마디 합니다.
“가난하게 자란 사람들은 밥을 빨리 먹고 부잣집에서 자란 사람들은 밥을 늦게 먹는다고 합니다.”
“왜 그렇지요?”
제가 묻고 그가 답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 밥을 누가 빼앗아먹을까 봐 그렇게 빨리 먹는다고 합니다.”
“하하하!”
다시 모두 웃습니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12시 40분입니다.
아직 업무를 시작하려면 조금 여유가 있습니다.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아 즐겨 찾는 커뮤니티에 들어갑니다.
이리저리 글을 찾아보다가 어느 글에 눈길이 갑니다.
제목은 '새벽부터 눈물이 나네요'입니다.
무심코 읽어내려 가다가 어느 순간 눈물이 핑 돕니다.
슬퍼서 새벽부터 눈물이 난 게 아니라 기뻐서 눈물이 났다는 대목에서는 함께 울어주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저는 글을 읽어내려 갑니다.
20XX년 초여름에 결혼했습니다.
둘 다 적은 나이가 아니라서 빨리 아이를 바랬는데 쉽게 와주지 않았어요.
혹시 직장 스트레스 때문에 아이가 늦는 게 아닌가싶어 직장도 그만뒀고요.
병원 다니면서 날 잡고 숙제를 해도 저에겐 와주지 않더라고요.
지난달에 큰마음을 먹고 시험관이란 걸 시작했습니다.
이제 와서 말이지만 그게 그렇게 힘든 과정인걸 알았다면…
쉽게 시작하지 못했을 겁니다.
정확히 지난날 16일부터 지금까지 매일 주사를 맞고 있어요.
팔 주사 1대로 시작해서 그 다음 주부터 배 주사 하루 2~3대씩 맞았고요.
전 겁이 너무 많아서 내내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다가 지난주 이식 후부턴 혹시나 병원 왔다 갔다 하는 게 배아에게 무리가 될까봐 집에서 주사를 맞고 있는데요.
매일 손을 덜덜 떨면서 셀프로 놓고 있어요.
원래 멍이 잘 드는 주사라지만 배꼽 양쪽이 피멍으로 알록달록 한 거 보면 참 서글프다가… 아니다. 우리 아기 지켜주는 주사다 생각하면 또 참게 되고…
어떻게 일주일이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오늘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사실 다음 주 월요일 피 검사 때까지 기다려야하지만…
조바심에 어제 배테기로 테스트를 해보니 선명한 2줄이 나오는 게 예사롭지 않더라고요
배테기로는 정확하지 않으니 저녁에 신랑 시켜서 테스트기를 하나 사뒀어요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테스트기로 검사를 해보니 선명하게 두 줄인 겁니다.
처음 봤어요!!!!
결혼하고 3년 2개월 만에 처음 두 줄을 봤어요 ㅜㅜ
가슴이 콩닥콩닥거리고 너무 기쁘고 벅차서 벌써부터 눈물바람이네요 ㅜㅜ
저 축하 좀 해 주세요…
이 아이 지킬 수 있게 응원 좀 해주세요..
피검 때까지 아무한테 말 안 하는 게 옳은지…
손주 기다리시는 양가부모님께 얘기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저 그냥 마냥 좋아요 지금…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속으로 글쓴이가 건강한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오늘은 비가 옵니다.
잘 될 거야
잘 될 거야
주문을 걸어봅니다.
정말 좋은 일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by 국어사전 (이 글은 딴지일보게시판에 닉네임 '국어사전'님이 쓴 글을 허락을 받아 게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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