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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사진칼럼 (40)
공감과 파장
DSLR의 발견, 내가 사진을 찍는 이유 그리고 데세랄(DSLR)이라는 괴물을 발견햇다. 내가 예전에 사용하던 전문가용 카메라가 디카로도 출시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반사식으로 렌즈를 교환하여 사용하는 디카가 있었던 것이다. 갖고 있던 c8080을 잽싸게 장터에 내다팔고 아내 몰려 비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남포동 카메라 골목이 생각이 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갔더니 여전히 많은 카메라 가게들이 있었고, 중고 물품을 파는 곳도 있었다. 그리고 마음 좋은 사장님이 잘 팔리지 않아 고민하던 물건을 아주 싸게 내게 내놓았다. 바로 니콘 D70이었다. 17-70 번들렌즈가 달려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수품이 아니라 정품이었다. 셔터감이 죽여줬다. 정말 이런 카메라가 있는 줄 몰랐다. 얼마나 튼튼한지..
매년 봄이면 봄의 전령으로 다가온 매화 매화가 피는 것을 시작으로 봄이 본격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사방팔방으로 매화축제가 열린다. 양산 원동에도 매년 순매원에서 매화축제가 열린다. 매화로 가득한 순매원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그보다 사진사들이 꼭 담고 싶어하는 풍경이 있다. 바로 순매원 옆 철도를 열차가 달리는 풍경이다. 좌측에는 매화가 가득한 순매원이 꽃길을 만들고 반대편에는 낙동강이 자태를 뽐내며 유유히 흐른다. 그리고 그 가운데를 열차가 지나가는 풍경.. 순매원에 도착하기 전에 무궁화호 한대가 지나간다. 이곳이 순매원 .. 매화가 슬슬 지기 시작할 때 찾았더니 조금 아쉬운 풍경 상행선 무궁화호가 이 사이를 지나간다. 그리고 좀 기다리니 KTX가 손살 같이 지나간다. 좀 더 기다리니 화물차 한대가 다가..
너는 커서 뭐가 될래? 어린시절 많이 듣던 질문이다. 매학년이 될 때마다 생활기록부에 장래희망과 취미를 적기 위해 열정적으로 고민했었다. '나는 커서 뭐가 되지? 취미는 뭐를 적으면 선생님이 좋아할까?' 고민의 결과는 장래희망은 선생님, 취미는 독서, 음악감상이었다. (그때는 거의 모든 학생의 취미가 같았다. 다른 놀이거리가 없었던 탓도 있다) 세월이 흘러 나는 컸고, '무엇'이 되어 있다. 독서와 음악감상은 여전히 내 취미의 한부분으로 남아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살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변변한 무엇이 되지 못해 이것저것 많은 일들을 거쳐왔다. 지금도 투잡, 쓰리잡 으로 그럴싸하게 이야기를 하지만 돈과는 거리가 먼, 어쩌면 쓰잘데기없는 일들에 매여있는 생각이 종종든다.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무엇..
겨울이 되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은 단연 대게다. 박달대게도 맛있지만 그보다 작은 영덕대게가 내 입맛엔 딱이다. 매년 한 두 번정도 두눈 딱감고 영덕대게 한 상자를 지른다. 매년 나는 영덕 위 축산면에 있는 태흥수산이라는 곳에서 주문한다. 나의 단골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또 태흥 사장님이 직접 나가서 대게를 잡아와 아주 싱싱한 것으로 보내준다. 영덕대게 10만원어치를 주문했더니 10마리 정도 상자에 담겨왔다. 크기와 살이 잘 찬 놈들은 잘 쪄서 가족들과 함께 먹었고 좀 작은 것으로 서너마리는 라면을 끓였다. ㅎㅎ 아이들이 대게 라면 끓는 것을 보더니 환호를 지른다. 이녀석들도 이 맛이 어떤지를 잘 아는 것이지.. 다 익었다. 건져 먹어야지. 아이들이 지들 라면그릇을 들고 줄선다. ㅎㅎ 이 맛에 대게라면 ..
오늘은 월요일입니다. 힘찬 하루를 기대합니다. 점심 때 '00추어탕'이라는 식당에 갔습니다. 직장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반찬도 많고 추어탕 맛도 좋아서 종종 찾습니다. 오늘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고등어조림과 호박무침, 멸치볶음, 고구마줄기무침, 부추김치, 총각김치, 오이김치, 상추쌈 등 모두 입맛에 맞는 음식들입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모두가 만족스럽다는 표정입니다. 이00 계장님은 아예 반찬을 가리키며 '웰빙식품'이라고 합니다. 저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정말 그렇군요.” 고등어조림을 먹는데 양념이 잘 배어들어간 무가 특히 맛있습니다. 총각김치는 약간 맛이 덜 들긴 했지만 모두들 잘 먹습니다. 고구마줄기무침에는 멸치젓갈과 제피가루가 들어갔는데 맛이 아주 독특합니다. 호박무..
오늘은 목요일입니다. 힘찬 하루를 기대합니다. 아내가 저를 직장까지 태워다 줍니다. 아내는 운전 중에 하품을 합니다. 지난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모양입니다. 저는 아내의 어깨를 툭 칩니다. 아내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미안해합니다. “어젯밤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잠을 설쳤네.” “졸릴 때는 말하는 게 최고야.” “그럴까요.” 아내가 지인에게 카톡으로 받았다는 세대별로 을 들려줍니다. 10대 돈 많은 아버지 뒀으면 성공한 인생 20대 명문대학 다니는 학생이면 성공한 인생 30대 연봉 많은 대기업 회사원이면 성공한 인생 40대 술자리에서 2차를 쏠 수 있으면 성공한 인생 50대 공부 잘하는 자녀가 있으면 성공한 인생 60대 아직도 직장에서 돈 벌면 성공한 인생 70대 병 없이 몸만 건강하면 성공한 인생..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즐거운 주말을 지내시기를 기대합니다. 아내가 점심으로 칼국수를 준비합니다. 저는 웬 칼국수냐고 묻습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따끈따끈한 칼국수가 아닌 멸치국물에 말아먹는 국수였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메뉴선택은 제가 해요"라며 제 말을 단박에 자릅니다. 요즘 들어 더욱 당당해진 아내입니다. 저는 아내의 기세에 눌려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이런 위안을 해봅니다. 내가 지금 반실업상태인데 세끼 거르지 않고 챙겨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라고 말입니다. 칼국수는 국수보다는 못했지만 먹을 만합니다. 특히 시원한 국물이 좋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습니다. 술을 먹었나? 그럴 리가 없습니다. 아내는 오전 내내 줄곧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침 8시50분입니다. 백신접종을 맞으러 근처 병원에 갑니다. 병원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약간 긴장합니다. 지금은 많이 진정되었지만 한때는 백신의 위험성이 과대포장 되어 상당수 사람들이 백신접종을 기피했기 때문이지요. 그거 맞으면 큰일 난다, 접종 후 1년 내 신체장애와 치사율이 20% 이른다는 등 근거 없는 음모론이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습니다. 흉흉한 소문을 일컬어 '괴담'이라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도 이런 괴담이 나돌았던 적이 있습니다. 밤에 낯선 사내가 여학생들 뒤에서 '뻐꾹 뻐꾹'소리를 냅니다. 이 소리를 듣고 뒤돌아보면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가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얼마나 소문이 무서웠던지 해만 떨어지면 집을 나가지 않았습니다. 제가 다니던 직장에서도 괴담이..
오늘은 토요일입니다. 가족과 즐거운 주말을 지내시기를 기대합니다. 아침 식탁이 채식 일색입니다. 육류라고는 김치찌개에 들어 있는 돼지고기 몇 점이 전부입니다. 현미밥에 시금치무침, 우렁뿌리조림, 브로콜리, 딸기, 사과, 바나나 등이 식탁에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간장이나 참기름 담을 때 사용하는 작은 종지에는 알약이 몇 개 들어 있는데 아내에게 물어보니 비타민C, 프로폴리스, 비타민 무기질이라고 합니다. 육류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식단에 불만이 많습니다. 몇 점 들어 있지 않은 돼지고기를 찾기 위해 찌개를 자꾸만 뒤적거립니다. 저는 현미밥을 가리키며 몇 가지에 주의하라고 합니다. 현미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최소한 50번 이상은 씹어야한다. 현미에다 현미찹쌀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찹쌀은 더욱 소화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열무에다 밥을 비벼먹자고 합니다. 열무가 싱싱한 것 같아 한단에 3000원을 주고 사왔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김치를 담가볼까도 생각했는데 양이 적어 비벼먹기로 했다면서 강된장을 끓이기 시작합니다. 커다란 양푼에는 열무가 가득 들어 있습니다. 저 많은 것을 어떻게 다 먹을 거냐고 하자 아내가 웃으면서 숨이 죽으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말 아내의 말대로 열무에 펄펄 끓는 강된장을 부으니 양이 몇 배로 줄어듭니다. 열무비빔밥을 만드는 것은 제 몫입니다. 따끈따끈한 보리밥을 열무 위에 집어넣고는 고추장을 두세 숟갈 섞어 비비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열무로 밥을 비빌 때는 주의해야할 게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반드시 젓가락을 사용해서 비벼야 한다는 것인데 숟가락으로 비비게 되..
오늘은 화요일입니다. 행운이 가득한 하루를 기대합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스트레스가 쌓일 때 어떻게 해소합니까? 아내는 어제 지인의 농장에 다녀왔습니다. 갈 때는 빈손이었는데 돌아올 때는 농작물을 듬뿍 가져왔습니다. 오이, 가지, 깻잎, 고추, 살구, 자두… 가짓수도 많습니다. 아내는 아침 반찬으로 농장에서 따온 고추를 내놓습니다. 한입 베어 무니 보통 매운 게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자꾸만 당깁니다. 저는 그것이 어젯밤 일과 무관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젯밤에 목과 어깨 그리고 허리통증으로 고생을 했거든요. 결국 그게 스트레스로 이어졌고 나도 모르게 매운 고추를 먹게 된 것입니다. 저는 언젠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 고추가 ..
이른 아침부터 밖이 소란스럽습니다. 일주일 한번 있는 쓰레기분리수거 하는 날이기 때문이지요. 아내도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봄이고 해서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버리려 하나 봅니다. 아내가 하던 일을 중단하고 내게 오더니 뭔가를 내밉니다. 책상에서 책을 보고 있던 저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뭐냐고 묻습니다. 아내가 버려도 될지 다시 묻습니다. 그제야 아내가 내민 것을 봅니다. 제가 직장에 다닐 때 왼쪽 가슴에 달고 다니던 플라스틱 명찰입니다. 반은 파랑색이고 반은 흰색입니다. 파랑색 바탕 위에 직장 이름이 적혀 있고 흰색 바탕에는 제 이름 석자가 적혀 있습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어느 철학자가 인생을 3등분했는데 준비기, 활동기, 안식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준비기는 태어나서 스물아홉 살까지이고, 활동기는 서른..
우리는 본말(本末)이 전도(顚倒)되었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일의 근본 줄기는 잊고 사소한 부분에만 사로잡힌다는 것이지요. 사실 살아오면서 우리는 이런 일들을 많이 겪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나 궤변을 일삼는 사람이나 집단이 주위에 너무 많기 때문이지요. 검찰의 행태도 그 중 하나입니다. 김학의 성접대 사건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여성을 성적으로 학대한 동영상도 실재하고요. 육안으로도 식별이 충분합니다. 그런데도 검찰은 동영상 속의 인물이 김학의인지 식별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수사를 미적거렸습니다. 그러다 공시시효가 끝나고 지금은 더 이상 처벌을 할 수 없게끔 되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김학의 출금사건을 놓고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관련된 사람을 집요하게 수사했습니다. 심지어 차기 ..
회칼 쓰는 남자 이야기 오늘은 수요일입니다. 법정스님이 문득 생각납니다. 그분이 한 말 때문입니다. 운수(雲水)처럼 살라. 구름처럼 물처럼 자유롭게 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살기를 기대해봅니다. 오늘의 소재는 회칼 쓰는 사나이입니다. 무섭지요. 궁금하신 분은 뒤에서부터 읽으셔도 됩니다. 낮잠을 너무 많이 잤나봅니다. 일어나니 오후 5시30분입니다. 2시간 가까이 잤습니다. 방문을 열고 나오자 거실에서 빨래를 개고 있던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무슨 낮잠을 그리 오래 자세요.” “그러네.” 저는 갈증을 느껴 물을 벌컥벌컥 마십니다. 점심 때 쫄면을 먹었는데 양념이 짰던 모양입니다. 쫄면은 매운 게 당연합니다. 그 맛으로 먹기도 하고요. 그런데 고추장을 너무 많이 넣었나봅니다. 콩나물, 오이, 양파, 당근..
오늘 큰애가 9급 시험을 치릅니다. 조금 있으면 집을 나서는데 아내의 표정이 꽤나 굳어 있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수험생도 아니면서 뭘 그리 걱정하고 있느냐며 긴장을 풀라고 합니다. 큰애는 밥을 먹으면서도 메모장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에 이런 말도 합니다. “아빠, 어제 영어를 풀어봤는데 95점 나왔어요.” “잘했다. 시험 칠 때는 자신감이 최고란다.” 아내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공부를 많이 했으니 문제도 잘 풀릴 거야.” 큰애는 지방대를 다니다 지금 휴학 중입니다. 문과라서 취직하기가 정말 힘듭니다. 그걸 미리 알고 2년 전부터 공무원시험에 매달려 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공무원시험 공부를 한다는 게 쉽지가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1년 전부터는 아예 휴학을 하고 공부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대 후반입니다. 군대에 있을 때나 한겨레신문을 구독하기 전까지는 이른바 정치 무관심층이었습니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때는 지지율이 앞서는 후보를 찍곤 했습니다. 제가 대학에 다닌 80년대는 학생운동이 정점을 이루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시절이었는데도 이념을 떠나 대세에 순응하는 투표를 했으니 학생운동이 퇴보한 지금의 20대들이 보수후보를 지지하는 것도 별반 이상하지 않습니다. 한겨레신문이 창간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진보신문은 전무했습니다. 지금의 한겨레신문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철저하게 진보진영을 대변했습니다. 저는 한겨레신문을 구독했고 신주단지 모시듯 소중하게 다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그분의 사저에 시민들이 몰려들었는데 그 중에서 누군..
월요일 아침입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입니다.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황사도 보이지 않습니다. 베란다에 화분이 열 개도 넘습니다. 아내가 꽃을 좀 좋아해야지요. 각양각색의 꽃들이 자신을 보아달라고 저를 향해 고개를 내밉니다. 아니 고운 꽃이 없습니다. 심지어 아내가 너무 비싸서 사먹기가 힘들다며 사각형의 플라스틱 상자에 심어놓은 대파마저 아름답습니다. 어른과 아이들이 부지런히 직장과 학교를 향해 걸어갑니다. 갈 곳이 있다는 게 참 행복합니다. 정년퇴직을 하고 나니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현직에 있을 때만 해도 월요병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일요일 저녁때쯤 되면 내일 어떻게 출근하나 하는 걱정에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신입이었을 때가 그런 현상이 심했는데 그때마다 저를 위로해준 사람..
오늘은 수요일입니다. 어린이날이기도 하고요. 저는 애가 둘입니다. 지금은 애들이 다 커서 어린이날 의미가 없지만 애들이 어렸을 때는 1년 중 가장 바쁜 날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30대 후반에 결혼했습니다. 그래서 두 아이를 마흔 전후에 낳았지요. 큰애가 태어나고 1년 후에 외환위기가 터졌습니다. 작은애는 외환위기 1년 후에 태어났고요. 저는 당시 40대였는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외환위기로 많은 동료들이 구조조정을 당했지만 저는 운 좋게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나 살아남은 자의 고통은 극심했습니다. 그분들이 하던 일을 살아남은 자들이 해야 했고 이전보다 일이 서너 배나 늘었으니까요. 일에 지치다보니 가정에도 소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요일에도 애들하고 놀아주는 것은 고사하고 회사에 나가거나 아니면..
제주 인덕면에 방주교회가 있다. 방주교회의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인 재일교포 이타미 준(伊丹潤,한국이름 유동용)의 작품으로 건물의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져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교회이기도 하다. 기자도 소문을 듣고 이번 제주 방문 때 방주교회를 방문했다. 정말 소문처럼 아름다운 교회였다. 방주라는 아이템을 잘 살린 구조로 정말 바다 한 가운데서 예배하는 느낌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예배실에서 창을 통해 밖을 보면 교회를 둘러싼 수면에 반짝이는 햇살을 보며 그저 앉아 있는 것만으로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줄 것 같다. 그리고 노을이 지는 저녁이면 어떨까? 하지만 그런 모습은 그저 기자의 상상에서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방주교회는 교회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들어가..
2018부산국제모터쇼에 출연한 아름다운 레이싱모델들 2018 부산국제모터쇼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미투운동의 여파가 모터쇼에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고, 이 때문에 레이싱모델들이 이전 모터쇼보다는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그렇네요. 사진 찍는 사람으로서 좀 씁쓸했습니다. 그래서 프로정신을 발휘하며 자동차를 홍보하기 위해 열심을 다하는 모델들이 있어 위안을 삼았습니다. 이번 2018부산국제모터쇼에 출연한 레이싱모델들 어떤 분들이 있을까요? 제가 담은 사진을 소개합니다. 이번 2018부산국제모터쇼의 레이싱 모델들의 특징이 있다면 야하지 않고 단아합니다. 그리고 자동차와 잘 맞는 컨셉으로 의상을 꾸몄더군요. 섹시미로 그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보다는 이런 컨셉이 훨씬 좋아보입니다...
맨유로 이적한 이브라히모비치와 맨유의 역사 대한 ‘존중’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 파리생제르망에서 뛰고 있던 세계적인 축구스타 이브라히모비치가 1일(2016.7) 오전 맨유의 캐링턴훈련장에 도착해 입단에 필요한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다. 공식 발표에 필요한 각종 촬영과 인터뷰까지 끝냈다. 하지만 모든 것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6시가 되어야 공개됐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최대한 빨리 자신의 맨유 공식 입단을 밝히고 싶었고, 또 그럴 수 있었지만 맨유와 합의에 의해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유는 그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추모 행사 때문이다. 이브라히모비치의 맨유 입단이 확정된 7월 1일은 제 1차 세계대전 ‘솜 전투’의 100주년이었다. ‘솜 전투’는 1916년 7월 1일부터 시작된 전투로 프랑스..
의정부고 졸업사진, 기발한 졸업사진의 전통의 기원은? 의정부고 졸업사진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의정부고 졸업사진이라고 인터넷에 퍼진 사진을 우연히 처음 봤을 때, 고등학생들의 치기어린 장난이 좀 심하네,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졸업사진을 저렇게 해서 찍어놓으면 지금이야 재미있다고 하겠지만 나이 들어서 후회하지 않을까? 그래도 졸업사진은 내 얼굴이 점잖게 나와야지..그리고 이렇게 찍은 사진 나중에 000의 굴욕이라는 식의 자기 흑역사를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하였다. 그런데 이제 나도 나이 들어 꼰대가 되었나 보다. 아이들의 재치넘치는 창의적인 생각을 그저 치기어린 장난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걸 보면 말이다. 나같은 꼰대가 최근 그 학교 교감으로 들어와 아이들에게 교복을 입고 졸업앨..
우리나라, 이대로 가면 망한다. 얼마전 EBS 교육방송에서 '서울대에서 A+를 받는 비법'에 대해 방송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 단과대학에서 평점 4.0이상 받은 학생은 총 150명 정도라고 한다. 이들은 두학기 이상 평점 4.0이상 받은 학생으로 변수를 감안해 1,4학년을 제외하고 2,3학년만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150명 중 서류작성과 인터뷰를 통해 A+를 받는 비법을 공개해 준 학생은 마흔여섯명이다. 이들이 A+을 받는 비법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수님의 말씀을 토시 하나 안틀리고 그대로 받아 적는다. 초벌 필기후 재벌 필기를 하는데, 교수님의 농담도 그대로 적는다. 둘째, 말을 문장의 형태로 만들어 필기한다. 요점만 필기할 경우 도움이 안된다. 셋째, 예습(자신의 생..
새로운 인생을 떠나는 수능수험생들에게 오늘 드디어 대입 수능일입니다. 우리 수험생들 잠이나 제대로 잘 지 걱정이 되네요. 뭔가 수험생들을 위해 해 줄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수험생들이 보면 도움이 될만한 사진을 몇 장 골라봤습니다. 그리고 짧막한 에세이를 사진과 함께 올려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구름낀 날도 있지만 그렇다고 대지가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다 있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죠. 뭔가 좀 단조로워 보일 때도 있고, 화려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 세상은 우리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답니다. 길도 꼭 하나 밖에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조금만 더 걸어가보면 수없이 많은 길들과 서로 이어지고 얽혀서 세상은 그렇게 생명력을 갖고 있답니다. 꼭 화려하고 남이 알아주어야 그게 성..
디카의 매력, 내가 사진을 찍게 된 이유 벌써 20년이 다 되어간다. 그 때 대학을 졸업하고 모 잡지사 기자가 되었다. 꽤 규모가 있는 전문지였지만 재정에 여유가 없다보니 기자가 인터뷰와 사진촬영 그리고 기사작성에 잡지 대금을 수금하는 것까지 다해야만 했다. 그 때 처음 전문가용 사진기를 접하였고, 이건 정말 매력있는 물건이었다. 처음에는 사진관련 전문서적을 사서 카메라에 대해 배우며 전문 지식을 습득해갔다. 그리고 그 책에 씌어진대로 열심히 연습했다. 진짜 미친듯이 찍었다. 필름값과 현상료는 회사에서 다 대주니 걱정없이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그리고 전문가의 강의도 듣고, 선배들로부터 배우기도 하였더니, 1년이 되지 않아 그래도 내 사진이 잡지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 또한 사진은 여기자들 작업용으로도 ..
제목을 달아놓고 과연 다시 찾아뵙고 싶은 선생님은 누구인가 곰곰히 생각하였다. 초등학교에서 대학, 그리고 대학원을 졸업하기까지 수많은 선생님을 만났는데, 그 중 어떤 분이 내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을까? 그러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뇌리를 스쳐갔고, 어떤 분은 정말 꼭 만나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 생각이 난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내 학창시절 정말 만나고 싶은 선생님은 없다고 생각하며, 정말 소중한 분들을 잊고 살았던 것이다. 왜 이런 편견을 갖게 되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다. 작년 한국교육개발원은 ‘한국의 헌신적인 교사 특성 연구’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여기에서 헌신적 교사들은 좋은 학교환경이나 높은 보수 등 외부적 요인보다는 사명감과 자긍심, 수업에 대한 열정과 같은 내부요..
오늘 노무현 대통령 서거 5주기다. 참 세월이 이리 빠르구나. 5년 전 이날 난 아침에 차를 몰고 회동수원지 근처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심란한 일도 있고, 그래서 회동수원지의 고요한 풍경을 사진에 담으며 마음을 다스려보려 했었다. 그런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셨다고,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처음에는 농담으로 받아들였다가 이내 라디오를 켜니 뉴스에서 긴급 속보로 이 사실을 다루었다. 믿고 싶지 않았고,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하지만 현실이었다. 차 안에서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그 울음의 울림은 지금도 내 가슴에 남아있다. 그는 참 우리 역사에 길이 기억될 대통령 다운 대통령이었다. 봉하마을에 가면 그가 사진사를 박대하지 않고 모델을 잘 서준다하여 며칠..
대선 정국이다. 과연 이 나라의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이 될지, 여러 군소 후보들은 이미 자신들이 되지 않을 지 알면서도 개인적인 뜻이 있어서 출사표를 던지지만 이미 대부분의 국민들 관심 밖에 있다. 솔직히 나도 그렇다. 지금은 새누리당의 박근혜와 민주당의 문재인 그리고 무소속의 안철수가 대세다. 처음에는 개별적인 대결로 했을 때 박근혜의 일방적인 우세였는데, 지금은 셋을 두고 했을 때에도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 정말 안개속을 걷는 그런 형국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리 보여도 안철수와 문재인의 단일화는 필연적인 과제이고, 만일 이를 이루지 못하면 과거 노태우가 겨우 30% 정도의 지지율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그런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당시는 김영삼 김대중 두 후보 모두 대통령될 욕..
오늘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날로 기독교에서는 '성금요일 또는 수난일'이라 합니다. 이날에 기독교인들은 오락을 금하고, 될 수 있으면 금식을 하며 좀 더 경건하게 지낼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오늘 양산의 감결마을에 있는 작은 교회, 소토교회를 찾았습니다. 물론 사진을 찍은 것은 거의 한 달 전이구요. 오늘을 위해 아껴두었답니다. 이 작은 교회의 사진을 보며 신앙이 무엇인가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렵니다. 이어령 교수님이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자신이 신앙을 갖게 된 이유는 만사형통하고 더욱 잘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해체하기 위해서라구요. 신앙의 본질은 예수님을 닮는데 있고, 그것은 좁은 길을 가는 것이라고 하며, 앞으로 자기 인생의 목적은 더 많이 예수님을 닮아가는데 있다고 하였습니다. ..
새로운 신공항을 만들 것인가? 지금 공항 그대로 갈 것인가? 아님 지금 공항을 증축해서 사용할 것인가? 일단은 모든 것이 백지화된 상태로 돌아간 김해공항입니다. 공항에 대한 참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이 없는데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 분권과 나라의 균형 발전에 대한 식견도 마음도 없기에 세종시도 그렇고 지금 신공항도 이런 식으로 결정이 나는 것이죠. 사람들 생각에 대기업 CEO가 대통령이 되면 경제가 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 CEO가 가진 철학은 이전 대기업 경영방식을 벗어나질 못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죠. 그것도 군사 독재시절에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했던 그런 기형적인 구조에서 적응한 대표적인 사람이었는데, 그런 인물에게 너무 많..